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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 초전도체, 마침내 문이 열렸다...과학계 대격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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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 초전도체, 마침내 문이 열렸다...과학계 대격변 예고

극저온 한계 돌파...BCS-DFT 혁신 결합으로 고온 초전도 현상 예측 성공
구리·금까지 초전도체 가능성 제시...500만 DB로 실온 초전도체 발굴 가속화
에너지 손실 제로 혁명 현실화되나...전력 시스템-IT 산업 판도 바뀔 수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과학자들은 초전도체를 예측하는 새로운 이론 기반 방법을 공개해 전기를 완벽하게 전도할 수 있는 재료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사진=구글 AI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과학자들은 초전도체를 예측하는 새로운 이론 기반 방법을 공개해 전기를 완벽하게 전도할 수 있는 재료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사진=구글 AI제미나이 생성
물리학의 오랜 난제이자 '성배'로 불리는 실온 초전도체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과학자들이 극저온이 아닌 고온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초전도체를 예측하는 새로운 이론 기반 방법을 공개하며 에너지 시스템과 첨단 기술의 혁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과학 기술 전문매체 사이테크데일리가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극저온의 한계를 넘어설 새로운 예측 접근법


초전도체는 저항 없이 전기를 전달하여 에너지 손실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는 물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초전도체는 극저온에서만 작동해 실용적인 응용 분야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보도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연구팀은 미국 에너지부(DOE)의 지원을 받아 과학자들이 고온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획기적인 예측 접근법을 개발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재료과학 및 공학과의 지쿠이 류(Zhi-Kui Liu) 교수는 고온 초전도체를 예측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한 과학적 과제라고 지적하며,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기존 초전도 이론이 매우 낮은 온도에서만 적용된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초전도 현상이 지속되는 온도를 높이는 것이 항상 목표였다"며, 새로운 연구가 초전도 현상의 발생 방식을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학술지 '슈퍼컨덕터 사이언스 앤 테크놀로지(Superconductor Science and Technology)'에 게재됐다.

BCS 이론과 DFT의 결합: 쿠퍼 쌍의 비밀 해독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은 초저온 초전도체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바딘-쿠퍼-슈리퍼(BCS) 이론에 의존해 왔다. BCS 이론은 전자들이 '쿠퍼 쌍'을 이루어 원자와의 충돌 없이 조화롭게 움직임으로써 저항 없이 전기가 흐른다고 설명한다. 류 교수는 이를 "전자만을 위한 고속도로"에 비유했다.

연구팀은 이 이론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밀도 함수 이론(DFT)이라는 계산 방법과 젠트로피 이론을 결합하는 새로운 길을 찾아냈다. 젠트로피 이론은 통계 역학의 아이디어와 양자 물리학을 결합하여 큰 입자 그룹의 거동을 연구한다.

연구팀은 DFT가 초전도체의 전이 온도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함을 입증하며, 오랫동안 별개로 여겨져 온 BCS 이론과 양자역학 기반 DFT 예측을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 접근법은 쿠퍼 쌍이 고온에서도 유지될 수 있도록 보호하는 독특한 원자 구조를 발견하는 데 사용됐는데, 이는 거친 물 위의 '폰툰 브리지(Pontoon Bridge)'와 유사한 형태다.

새로운 초전도체 예측 성공과 미래 계획


이 새로운 방법의 가치는 물질이 초전도체인지 여부를 예측하고, 초전도체에서 비초전도체로 변하는 전이 온도를 젠트로피 이론을 이용해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기존 BCS 이론이 고온에서 쿠퍼 쌍이 쉽게 파괴된다는 한계 때문에 저온 초전도체에만 적합했던 문제를 극복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류 교수팀은 이 방법을 사용해 기존 초전도체뿐만 아니라 BCS 이론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고온 초전도체에서도 초전도성의 징후를 성공적으로 예측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초저온 특성 때문에 일반적으로 초전도체로 간주되지 않는 구리, 은, 금에서도 초전도성을 예측했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이 획기적인 기술이 고온에서 새로운 초전도 재료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단계로, 연구팀은 이 방법을 이용해 기존 고온 초전도체의 전이 온도를 예측하고, 자체 구축한 500만 개의 소재 데이터베이스를 탐색해 더 높은 전이 온도를 가진 새로운 초전도체를 찾기 위해 실험 과학자들과 협력할 계획이다.

류 교수는 "우리는 단순히 이미 알려진 것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 위한 틀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 접근법이 성공한다면 실용적인 환경은 물론, 존재할 수 있다면 실온에서도 작동하는 고온 초전도체를 발견하는 데 기여할 것이며 이는 현대 기술과 에너지 시스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