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대표단 집결 속 관세·공급망·AI가 핵심 의제로 부상, 기후·DEI는 후순위로 이동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이 중심에 선 2026 다보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이 개막을 앞두고 이례적인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이번 포럼은 전통적인 글로벌 협력 담론의 장을 넘어 미국 국익 중심의 통상·안보 의제가 전면화되는 무대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포럼을 두고, 최근 수년간 보기 드문 대규모 미국 정부·기업 대표단이 집결하면서 다보스의 논의 축이 사실상 재정렬되고 있다고 전했다. 기후와 포용을 앞세웠던 기존 흐름은 약화되고, 관세·공급망·지정학 리스크가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WSJ가 짚은 변화: 다보스의 ‘의제 이동’
특히 미국의 정책 변화는 추상적 논의가 아니라 시장과 기업 전략에 즉각적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다뤄지고 있다. 다보스는 더 이상 규범과 합의를 상징하는 공간에 머물지 않고, 미국의 선택이 글로벌 경제에 어떤 파급을 낳을지 가늠하는 실무적 협상 공간으로 전환되고 있다.
AP가 전한 또 하나의 축: 불평등과 글로벌 불안
AP는 이번 포럼의 또 다른 배경으로 심화되는 글로벌 불평등을 지목했다. 최근 수년간 억만장자들의 자산은 크게 늘어난 반면, 주거 비용 상승과 생활비 부담으로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체감 경제는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요 의제로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 논의는 포럼의 중심 의제라기보다, 통상·기술·안보 논의의 배경 변수로 자리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엘리트들이 불평등 문제를 인식하면서도, 정책적 우선순위는 성장과 경쟁력, 그리고 리스크 관리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참석이 만든 긴장과 계산
AP는 이 같은 변화가 다보스 참가자들로 하여금, 협력의 언어보다 정책 리스크와 대응 전략을 우선적으로 계산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정책 방향은 투자와 무역, 기술 협력의 조건을 직접적으로 바꾸는 변수로 인식되고 있다.
관세·AI·지정학 리스크의 결합
이번 포럼에서 가장 활발히 논의되는 주제는 관세와 무역, 인공지능, 지정학 리스크다. 관세 정책은 개별 국가 간 갈등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 문제로 확장되고 있으며, AI는 성장 동력이자 고용과 소득 분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적 변수로 다뤄지고 있다.
WSJ와 AP 모두, 이번 다보스에서 AI 논의의 초점이 규제보다는 경쟁력 확보와 기술 주도권에 맞춰져 있다고 전했다. 이는 주요 국가들이 AI를 산업 정책이자 안보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린란드·에너지 논쟁이 상징하는 외교 변화
그린란드와 에너지 자원을 둘러싼 논쟁 역시 포럼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AP는 미국의 접근 방식이 기존 외교 관례를 넘어선 직설적이고 거래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동맹국과 글로벌 엘리트들에게 불확실성과 경계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보스에서는 이러한 사례들이 단편적 사건이 아니라, 국제 질서 전반의 변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국가는 다시 전면에 등장했고, 자원과 안보, 경제적 이익을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대화의 정신’과 현실 정치의 간극
세계경제포럼은 여전히 대화와 협력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번 다보스에서 그 메시지는 현실 정치와 경제 환경의 압박 속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국익 중심 정책, 불평등 심화, 지정학적 긴장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포럼의 성격은 갈등 관리와 이해관계 조정의 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과 함께, 각국이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엘리트들의 전략적 전환
이번 포럼에는 역대 최대 수준의 국가 정상과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사회적 책임과 포용을 언급하면서도, 실제 논의에서는 통상 조건과 기술 접근, 정책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다보스가 글로벌리즘의 상징에서, 힘과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실무 무대로 성격을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네트워크의 목적 역시 가치 확산에서 전략 조율로 이동하고 있다.
2026 다보스가 보여주는 세계의 방향
트럼프가 참석한 2026년 다보스포럼은 국제 경제와 외교 질서의 변화를 집약적으로 드러낸다. 불평등은 심화되고, 기술은 가속화되며, 국가는 다시 정책의 중심에 섰다. 협력의 언어는 유지되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미국 국익을 축으로 한 통상·안보 중심 질서가 보다 선명해지고 있다.
이번 포럼은 다보스가 더 이상 추상적 담론의 장이 아니라, 변화하는 국제 질서를 가장 먼저 반영하는 무대가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