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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에 자존심 건 삼성·SK하닉”…HBM4 공급 두고 '퍼스트벤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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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에 자존심 건 삼성·SK하닉”…HBM4 공급 두고 '퍼스트벤더' 경쟁

삼성전자·SK하이닉스, 29일 나란히 실적발표…HBM4 공급 관련 정보 공개 '유력'
앞선 공정 적용한 삼성전자가 다소 '유리'…물량 면에선 SK하이닉스가 앞설 듯
한 관람객이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27회 반도체대전에서 삼성전자의 HBM4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한 관람객이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27회 반도체대전에서 삼성전자의 HBM4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을 가늠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엔비디아 공급을 둘러싸고 '퍼스트벤더(1차 공급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엔비디아가 글로벌 AI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HBM4를 가장 먼저 공급하는 기업은 기술력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올해 HBM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급 시기와 기술력은 삼성전자가, 물량 면에서는 SK하이닉스가 각각 유리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4 공급 관련 소식은 29일 개최되는 2025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정보가 일부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9일 오전 10시와 오전 9시 한 시간 간격을 두고 콘퍼런스콜을 한다. 양사가 같은 날 비슷한 시각에 콘퍼런스콜을 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콘퍼런스콜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엔비디아의 HBM4 퀄테스트(품질검증) 통과 여부다. 엔비디아는 3월 새로운 AI칩인 '베라 루빈'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베라 루빈은 HBM4와 함께 시스템을 구성하는데, 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 퍼스트벤더 자리를 차지한 기업의 HBM4가 장착돼 함께 공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퍼스트벤더 경쟁에서 한발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곳은 삼성전자다. 통상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에 따르면 HBM4는 데이터처리속도가 8Gbps를 넘는 제품을 뜻한다. 데이터처리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시스템 성능과 효율이 높아진다. 엔비디아는 높은 성능의 HBM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소 11Gbps의 속도를 넘는 제품을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론은 이 속도를 만족하지 못해 사실상 경쟁에서 뒤처졌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속도를 모두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HBM4에 SK하이닉스보다 앞선 기술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가 사용한 1b D램보다 한 단계 더 높은 1c D램을 사용했고, 제품의 기본이 되는 베이스 다이 제조 공정에도 자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서 4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을 활용했다. 통상 미세공정을 활용할수록 전력과 성능이 향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TSMC의 12nm 공정을 적용한 SK하이닉스보다 동작 속도와 발열 등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다.

다만 지난해 HBM을 내세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한 SK하이닉스의 저력도 무시하기 어렵다. 이날 엔비디아가 HBM4 물량 중 3분의 2를 SK하이닉스에 배정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날에는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신 AI 가속기인 '마이아 200'에 HBM3E를 단독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에 HBM4 공급 여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라면서 "수많은 루머 중 확인된 사실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29일 개최되는 콘퍼런스콜에서 관련 정보가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