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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계약하면 한국 모빌리티 산업 협력 확대"…韓·캐나다, 방산 넘어 '수소 생태계' MOU 전격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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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계약하면 한국 모빌리티 산업 협력 확대"…韓·캐나다, 방산 넘어 '수소 생태계' MOU 전격 체결

캐나다 유력지 '글로브 앤 메일' 보도…양국 장관, 오타와서 '미래 모빌리티 산업 협력' MOU 서명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현지 동행…"잠수함 수주 위해 수소·배터리·AI까지"
총 사업비 100조 원대 '세기의 딜'…獨 폭스바겐-TKMS 연합군에 '제조업 풀 패키지'로 맞불
현대차는 1980년대 후반에 잠시 동안 퀘벡에서 프레스(금속 성형) 및 조립 공장을 운영한 바 있다. 캐나다 유력 언론은 한국 정부가 잠수함 수주를 위해 포괄적 산업 협력 MOU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는 1980년대 후반에 잠시 동안 퀘벡에서 프레스(금속 성형) 및 조립 공장을 운영한 바 있다. 캐나다 유력 언론은 한국 정부가 잠수함 수주를 위해 포괄적 산업 협력 MOU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로이터

대한민국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이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양국의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리는 '초대형 경제 혈맹'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현대자동차, 한화오션으로 구성된 '팀 코리아'가 캐나다 정부와 수소 산업 협력 등을 포함한 포괄적 산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다만, 현대차는 현지 생산 공장 설립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이는 잠수함 도입의 반대급부로 자국 내 제조업 부흥을 노리는 캐나다의 니즈를 정확히 파격한 것으로, 경쟁자인 독일을 따돌릴 결정적 카드가 될 전망이다.

캐나다 최대 유력 일간지 '글로브 앤 메일(The Globe and Mail)'은 29일(현지 시각) 복수의 소식통과 문건을 인용해 "오타와와 서울이 한국 자동차 부문의 캐나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MOU에 서명했다"고 대서특필했다.

잠수함이 쏘아 올린 '수소 협력'…"방산과 민수의 결합"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를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멜라니 졸리(Mélanie Joly) 캐나다 외무장관은 지난 28일 오타와에서 '한-캐나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 협력 및 산업협력위원회 설립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는 구속력은 없지만(non-binding), 그 내용은 파격적이다. 양국은 ▲캐나다 내 한국 자동차 산업 발자취 확대 ▲전기차(EV) 제조 기회 창출 ▲배터리 공급망(광물 추출부터 제조까지) 협력 ▲수소 상용차 개발 등에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매체는 "이번 MOU는 한국이 캐나다 해군의 차기 잠수함(최대 12척) 수주를 따내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이라며 "캐나다 정부는 입찰 경쟁국인 한국과 독일 양측에 잠수함 제안의 일부로 '자동차 산업 투자'를 강력히 요구해 왔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한화오션의 잠수함을 선택하면 현대차의 수소 생태계가 패키지로 따라온다는 '원팀 전략'이 정부 간 공식 합의로 구체화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는 이번 캐나다 방문을 통해 수소생태계 구축을 통한 캐나다와의 수소산업 협력에 대해 캐나다 정부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의 등판…"캐나다 제조업 구원투수 기대감"


이번 협약의 무게감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행보에서 드러난다. 정 회장은 정부 공식 대표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 캐나다 방문 일정에 동행하며 힘을 실었다.

캐나다 자동차 산업은 최근 미국의 관세 장벽과 포드, GM 등 미국 업체들의 감산 및 해고 칼바람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캐나다 현지 생산 공장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기업중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온타리오주에 배터리 공장(넥스트스타 에너지)을 가동 중인 상황이다.

獨 폭스바겐 vs 韓 현대차…'100조 잭팟' 향한 총력전


현재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는 한국의 한화오션(KSS-III 배치-2)과 독일-노르웨이 컨소시엄의 TKMS(212CD)의 2파전이다. 도입 및 50년 유지보수를 포함한 총사업비는 1000억 캐나다달러(약 100조 원)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되는 '단군 이래 최대 방산 딜'이다.

독일 역시 폭스바겐(VW)의 자회사 파워코(PowerCo)를 통해 배터리 공장 설립을 약속하며 로비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여기에 더해 ▲한화오션-알고마 스틸의 제철소 투자(3억 4500만 달러) ▲원자력 및 LNG 협력 ▲AI 기술 공유까지 망라한 '종합 선물 세트'를 내밀었다.

글로브 앤 메일은 "어느 쪽이든 승리하는 국가는 캐나다와 사실상의 동맹(de facto alliance)을 맺고 50년 이상 깊은 파트너십을 맺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잠수함 성능에서는 이미 한국이 독일을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산업 협력 카드'까지 정부 보증(MOU)으로 제시된 셈"이라며 "방산이 민간 투자를 이끌고, 민간 투자가 다시 방산 수주를 돕는 이상적인 '팀 코리아' 모델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