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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3680억 달러 쏟아붓고 '빈손' 위기…오커스 좌초설에 美 B-2 폭격기가 대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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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3680억 달러 쏟아붓고 '빈손' 위기…오커스 좌초설에 美 B-2 폭격기가 대안으로?

美, 핵잠수함 자체 물량도 부족해 호주 인도 불투명…12척 밀려 있어 "법적 허들 넘기 힘들 듯"
英 해군도 '총체적 난국'…전직 제독 "호주가 영국에 속았다, 돈만 내고 배는 못 받을 판"
턴불 前 호주 총리 "호주는 봉" 맹비난…B-2 스텔스 폭격기 도입론 급부상
미 공군의 전략 폭격기 B-2 스피릿. 호주의 핵잠수함 도입 계획인 오커스(AUKUS) 프로젝트가 미국과 영국의 건조 능력 부족으로 난항을 겪자, 일각에서는 퇴역하는 B-2 스텔스 폭격기를 도입해 대중국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미 공군이미지 확대보기
미 공군의 전략 폭격기 B-2 스피릿. 호주의 핵잠수함 도입 계획인 오커스(AUKUS) 프로젝트가 미국과 영국의 건조 능력 부족으로 난항을 겪자, 일각에서는 퇴역하는 B-2 스텔스 폭격기를 도입해 대중국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미 공군

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가 출범 4년 만에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호주가 30년간 무려 3680억 달러(약 530조 원)를 투입해 도입하려던 핵추진 잠수함 프로젝트가 미국과 영국의 산업적 능력 부족과 정치적 현실이라는 암초를 만나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잠수함 대신 미국의 퇴역 B-2 스텔스 폭격기를 도입해 대중국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플랜 B'까지 거론되고 있다.

유라시안 타임스 등 외신은 1일(현지 시각) "미국과 영국이 오커스 공약에 전념하고 있지만, 산업적 현실은 암울하다"며 호주 내에서 커지는 회의론과 대안 모색 움직임을 집중 조명했다.

돈은 냈는데 배는 없다…"호주는 돈 많은 바보"


호주는 오커스 협정에 따라 미국에 46억 달러(약 6조6700억 원), 영국 롤스로이스 공장에 48억 달러(약 6조6900억 원) 등 막대한 자금을 선지급하고 있지만, 정작 돌아오는 것은 불확실성뿐이다.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전 호주 총리는 "영국은 호주를 자신들의 삐걱거리는 잠수함 프로그램을 보조해 줄 '돈 많은 바보(Rich dummy)'로 여겼다"고 맹비난했다. 폴 키팅(Paul Keating) 전 총리 역시 "발표한 지도자는 셋인데 돈 내는 사람은 하나뿐"이라며 호주가 불공정한 계약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일갈했다.

美 "우리 쓸 배도 없다"…英 "인력난에 허덕여"


오커스 '필러 1'의 핵심인 미국의 버지니아급 잠수함 판매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미 해군은 이미 버지니아급 12척과 컬럼비아급 3척의 건조가 밀려 있는 상태다. 연간 2.33척을 만들어야 수요를 맞출 수 있지만, 현재 미국의 건조 능력은 1.2척 수준에 불과하다.

더욱이 미국 법률은 '미국의 수중 전력을 저하시키지 않는다'는 대통령 인증이 있어야 핵잠수함 해외 판매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자국 잠수함도 부족한 마당에 호주에 넘겨줄 여력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영국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필립 마티아스(Philip Mathias) 전 영국 해군 제독은 영국 잠수함 전력을 "엉망진창(Shambolic)"이라고 혹평하며, "호주가 영국의 열악한 상황을 제대로 실사하지 않고 덜컥 계약한 것은 순진했다(Naivety)"고 지적했다. 영국은 현재 운용 가능한 잠수함이 고작 2척에 불과하며, 전문 인력 부족으로 'SSN-오커스' 공동 개발 일정도 지연될 공산이 크다.

핵잠 대신 'B-2 스텔스 폭격기' 띄우나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호주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핵잠수함 환상을 버리고 B-2 스텔스 폭격기를 도입하자"는 파격적인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미 육군 특수부대 출신인 스티브 발레스트리에리(Steve Balestrieri)는 "은퇴하는 미국의 B-2 스피릿 폭격기를 호주에 넘기면 중국에 대한 즉각적인 전략적 타격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중 급유를 통해 인도-태평양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B-2는 핵잠수함보다 도입 비용이 저렴하고,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논리다.

비록 오커스 3국이 양자 기술, 극초음속 무기 등 '필러 2(첨단 기술 협력)'에서는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동맹의 핵심인 핵잠수함 프로젝트가 흔들리면서 오커스의 미래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