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두 번째 사춘기
위태로운 보폭마다 그림자가 휘청이고
서리 내린 정수리 위로 세월은 듬성하다
단어들은 입술 끝에서 길을 잃고
기억은 마른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니
부디, 내게 남은 숫자를 묻지 마시오
분노할 기력마저 노을 속에 저물고
풀어야 할 생의 숙제들도 이제는 희미하여라
달관이라 부르기엔 시린,
오직 체념만이 유일한 문장으로 남은 나날
차마 놓지 못한 미련들이 비대한 고집이 되어
녹슨 고철 같은 생을 몰고 진눈깨비 속을 질주한다
멈출 곳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것은
아직 심장 언저리에 타다 남은 불씨가 있는 까닭인가
어눌한 비유조차 한 줄의 시로 맺지 못한 채
먼지 앉은 선율에 취해 낡은 오디오를 켜면
이 적막한 생의 허기를 온종일 끌어안고 싶다오
슬픔조차 아쉬움이 되는 고희(古稀)의 고개를 넘어
내일이면 이제 변명도, 거부도 허락되지 않을
생소하고도 서늘한 저 문턱이 나를 부르고 있다
시인 소개
인천출생
인천문인협회 회원
연안문학회 회원
저서 '괭이부리부두에서 부르던 노래' '칡넝쿨의 숙명' 등 4권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