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톰슨로이터 등 '주가 급락'… PER 역대 최저치 기록
앤스로픽 '코워크'가 쏘아 올린 위협, 기존 SW 의존성 탈피는 '시기상조'
전문가 "환각 잡지 못한 AI는 재앙… 양질의 데이터 보유 기업이 최후 승자"
앤스로픽 '코워크'가 쏘아 올린 위협, 기존 SW 의존성 탈피는 '시기상조'
전문가 "환각 잡지 못한 AI는 재앙… 양질의 데이터 보유 기업이 최후 승자"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6일(현지시각)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이 출시한 업무 보조 도구가 기존 소프트웨어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며 세일즈포스(CRM)와 톰슨 로이터(TRI) 등 주요 기업 주가가 급락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AI의 고질적 문제인 ‘환’ 현상과 기존 소프트웨어에 대한 높은 의존성을 고려할 때, 최근 시장 반응은 지나친 공포에 기반한 것으로 분석한다.
업무 자동화 기대가 '실존적 위협'으로 변질… 주가 10% 이상 하락
뉴욕 증시에서는 인공지능 에이전트 기술이 기존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유료 정보 서비스를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가 시장을 덮쳤다. 발단은 앤트로픽이 내놓은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였다. 이 도구는 이메일 확인부터 보고서 초안 작성, 슬라이드 제작 및 발송까지 복잡한 업무를 스스로 수행하는 ‘데스크톱 에이전트’ 기능을 갖췄다.
이 소식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 3일(현지시각) 하루 만에 기업용 소프트웨어 강자 세일즈포스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역대 최저 수준인 15배까지 떨어졌다. 법률 및 금융 정보를 제공하는 톰슨 로이터와 S&P 글로벌(SPGI)은 각각 16%, 11% 급락했으며, 광고 대행사 WPP 역시 13%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인간의 지적 노동을 대신하는 AI 에이전트가 등장하면서 기존 소프트웨어 구독 모델과 정보 서비스의 가치가 사라질 것으로 판단했다.
'환각'이라는 치명적 결함… 변호사 징계 부르는 AI의 한계
그러나 기술적 실체를 들여다보면 AI 에이전트가 당장 시장을 파괴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거대언어모델(LLM)의 본질적 특성인 ‘확률적 추론’에서 비롯되는 환각 현상이다. 앤트로픽은 클로드 하단에 "클로드는 AI이므로 실수를 할 수 있으니 출처를 다시 확인하라"는 경고문을 게시하고 있으며, 의료 기록 등 규제가 엄격한 작업에는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실제로 AI를 업무에 도입했다가 낭패를 본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HEC 경영대학원의 다미앙 샤를로탱 연구원에 따르면, AI가 지어낸 허위 판례와 인용문을 법정 의견서에 그대로 제출했다가 적발된 사례가 2026년 들어서만 지난 34건을 포함해 총 355건에 이른다. 해당 변호사들은 벌금형이나 전문직 징계는 물론 의뢰인으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업계에서는 "신뢰성이 생명인 금융과 법률 분야에서 AI 에이전트를 단독 의사결정자로 세우는 것은 재앙을 자초하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소프트웨어의 종말 아닌 '재평가' 기회… "인간 데이터가 AI의 생명줄"
역설적으로 AI 에이전트의 구동 원리는 기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증명한다. 앤트로픽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클로드 코워크의 법률 플러그인은 마이크로소프트 365, 지라(Jira), 슬랙(Slack), 박스(Box) 등 기존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AI가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 아니라, 기존 소프트웨어 안에서 데이터를 읽고 쓰는 ‘도구’ 역할을 수행할 뿐이라는 뜻이다.
AI 산업 전체가 직면한 '데이터 고갈' 문제도 핵심 변수다. AI 모델을 훈련하려면 인간이 작성한 양질의 글과 이미지가 필수다. 만약 AI가 정보 서비스와 미디어 기업을 몰락시킨다면, 역설적으로 AI 자신을 키울 ‘학습 데이터’가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사모펀드 토마 브라보의 올랜도 브라보 회장은 지난달 다보스 포럼 인터뷰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의 가치가 저평가된 지금이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밝혔다. 시장의 과도한 공포가 걷히고 나면,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장착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보유한 기존 기업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AI 에이전트가 ‘마법’처럼 보일 수 있으나, 그 마법이 깨졌을 때의 책임은 온전히 사용자의 몫이다. AI는 기존 소프트웨어와 인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생하는 관계일 뿐, 완전한 대체재가 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높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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