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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차 명확한 삼성전자 노사…노조 리스크 장기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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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차 명확한 삼성전자 노사…노조 리스크 장기화 가능성

2024년 파업 후 합의까지 5개월 소요…이듬해 삼성전자 1위 자리 내줘
올해도 비슷한 분위기…양측 입장 달라 파업 장기화 가능성 배제하기 어려워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핵심 쟁점인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를 두고 노사 간 입장 차가 크게 엇갈리면서 협상 타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갈등이 확대되면 반도체 생산 일정과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2024년 삼성전자 노사가 파업 시작부터 합의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약 5개월에 이른다. 2024년 6월 조합원들이 단체로 연차를 사용하는 방식(연차파업)으로 시작된 파업은 7월 총파업을 비롯해 그해 11월 노사가 합의에 이를 때까지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듬해 삼성전자는 주력인 반도체 사업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밀리면서 주도권을 내주기도 했다. 노사 문제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감소시키는 데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평가다.

올해 삼성전자의 노사 문제도 2024년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노조와 사측 간 입장 차가 크게 엇갈리면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진행된 중앙노동위원회 2차 조정회의에서 기존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20%'와 '영업이익의 10%' 중 직원이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이후 사내 공지를 통해 "사측은 위기 극복을 위해 전례 없는 수준의 복지 및 보상안을 제시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영업이익 100조 달성 시 OPI 100% 추가 지급 △임금 인상률 6.2%, 전 직원 자사주 20주 지급 △직급별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 상향과 고정 시간외수당 시간 수 축소 △복리후생 강화 등을 제시했다.

2024년 5월 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전격적으로 파업을 결의하고 있다. 사진=장용석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5월 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전격적으로 파업을 결의하고 있다. 사진=장용석 기자

노조 측은 OPI 상한 자체를 폐지하라고 반복적으로 요구했다. 이날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입장문에서 “단순히 돈을 더 달라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성과급 제도를 만들고 회사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삼성전자가 여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OPI 상한 폐지의 반대 이유로 삼고 있는 ‘일부 사업부에만 혜택이 돌아가 다른 사업부에 박탈감을 줄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 “(진정한 박탈감은) 경쟁사가 이미 하는 것을 우리가 못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지난해 OPI와 유사한 제도인 초과이익분배금(PS)의 상한을 없애고 회사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비교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노조 측의 요구사항을 들어줄 경우 업황이 어려워졌을 때 투자 여력이 감소하거나 주주보다 임직원에게 먼저 이익을 배분함으로써 주주친화 정책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수용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사 간 입장 차가 팽팽해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문제가 확대될 경우 생산력 저하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