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유·LNG 20% 지나는 전략 요충지에 '해상 관세' 부과 검토
국내 정유·가스업계 공급망 리스크 비상…“운송비 상승·기름값 인상 압박 커질 것”
국제 해상 질서 '뉴 노멀' 예고…미·이스라엘 갈등 속 에너지 무기화 현실로
국내 정유·가스업계 공급망 리스크 비상…“운송비 상승·기름값 인상 압박 커질 것”
국제 해상 질서 '뉴 노멀' 예고…미·이스라엘 갈등 속 에너지 무기화 현실로
이미지 확대보기이란 의회가 전 세계 석유와 액체천연가스(LNG)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선박 통행료와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검토하며 에너지 공급망 정조준에 나섰다.
로이터(Reuters) 통신은 19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이란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 국가들로부터 수익을 창출하고 적대국을 제재하기 위한 새로운 해상 체제 구축에 나섰다고 밝혔다.
‘전략적 요충지’의 유료화 선언…이란발 해상 인플레이션 우려
로이터 통신과 이란 학생통신(ISNA) 등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해 에너지와 식량을 운송하는 모든 국가에 세금을 징수하는 내용의 법안을 심의 중이다. 이는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갈등 상황에서 이란이 가진 지정학적 이점을 경제적 실익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모하마드 모흐베르 이란 전 부통령은 지난 19일 메흐르(Mehr)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위치를 활용해 서방 국가들을 제재할 수 있다"라며 "적대적 국가의 선박 통행을 제한하거나 차단하는 새로운 해상 질서가 전쟁 이후 정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란이 실질적인 통행세 징수에 나설 경우, 이는 곧바로 전 세계 물류비 상승과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이어지는 '해상 인플레이션'의 도화선이 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국내 에너지 수입 '비용 폭탄' 현실로…정유·가스업계 긴급 점검
이번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 경제가 입을 타격은 매우 직접적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 물량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란의 이러한 움직임을 '무해통항권'이라는 국제 해상법 관례를 깨는 중대한 변화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란이 물리적 봉쇄 대신 '경제적 수탈'이라는 정교한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에너지 안보 지형의 대격변…공급망 다변화가 생존 열쇠
이란의 이번 법안 추진은 단순한 으름장을 넘어 국제 해상 질서를 자국 위주로 재편하려는 장기 포석으로 분석된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고문은 전쟁 이후 이란을 제재한 국가들에 대해 차별적인 해상 제한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분명히 했다.
해운업계는 이미 호르무즈 해협을 대체할 우회 경로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등 대안 경로의 경제성이 현저히 낮아 고심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이란 의회의 법안 처리 과정과 국제 해사 기구(IMO)의 대응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분수령이 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입선 다변화와 비상 비축유 관리 체계를 재점검하는 등 입체적인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