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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장바구니 물가 넘어 '필수소비재 주식'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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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장바구니 물가 넘어 '필수소비재 주식' 직격탄

기름값 상승은 서막일 뿐… 비료·플라스틱 공급망 붕괴로 소비재 기업 수익성 악화 일로
폴리에틸렌 85%·비료 33% 통과하는 '경제 혈로' 차단 땐 전 세계 인플레이션 재점화
P&G·유니레버 등 글로벌 기업 마진 압박 심화… 기관 투자자 탈출에 주가 하락 우려
물류비 폭등과 가처분 소득 감소의 이중고… "필수소비재도 더 이상 안전자산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묘사한 3D 프린팅 미니어처 모형과 호르무즈 해협 지도 일러스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묘사한 3D 프린팅 미니어처 모형과 호르무즈 해협 지도 일러스트. 사진=로이터
중동의 화약고,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 세계 가상자산과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정작 더 큰 위기는 우리 일상과 밀접한 '필수소비재' 시장에서 터져 나올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단순히 기름값이 오르는 수준을 넘어, 농사를 짓는 데 필요한 비료와 제품을 담는 플라스틱 공급이 끊길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석유보다 무서운 비료·포장재 부족"… 식탁 물가 비상


25일(현지시각) 미국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이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필수 소비재 주식에 미치는 7가지 영향을 분석했다.

현재 전 세계 비료 교역량의 3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본격적인 농번기를 앞두고 비료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 농산물 가격 폭등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는 캠벨 수프(CPB), 제너럴 밀즈(GIS)와 같은 가공식품 기업들의 원가 부담으로 직결된다.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고, 전가하지 못하면 기업의 수익성(마진)이 붕괴되는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다.

플라스틱 없는 일상?… P&G·유니레버 등 '패키징 쇼크'


플라스틱 포장재의 핵심 원료인 폴리에틸렌 역시 중동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중동 지역 폴리에틸렌 수출량의 85%가 이 좁은 해협을 통과한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샴푸, 세제, 화장품 용기의 공급망이 마비될 수 있다는 의미다. 프록터앤갬블(P&G)이나 유니레버 같은 글로벌 소비재 공룡들이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로 지목되는 이유다.

물류 대란도 심각한 변수다. 해협이 봉쇄돼 희망봉 등으로 항로를 우회할 경우 운송 기간이 수주 이상 길어진다. 이는 연료비와 보험료 상승은 물론, 재고 관리 모델의 파탄을 의미한다. 매장 진열대가 비어가는 '물자 부족' 현상이 현실화되면 매출 감소와 주가 하락의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 공포 재점화… 기관 투자자 "소비재 주식 던진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인플레이션의 귀환이다. 에너지와 물류비 상승이 경제 전반의 물가를 끌어올리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압박이 다시 거세질 수 있다. 고금리는 기업의 차입 비용을 높이고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소비재 기업의 가치 평가(밸류에이션)를 깎아먹는 치명타가 된다.

이미 기민한 기관 투자자들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필수소비재 섹터에서 자금을 빼 다른 안전 자산이나 성장 섹터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관망하는 사이 대규모 매도세가 유입될 경우 주가는 순식간에 급락할 위험이 크다.

전문가들은 "필수소비재는 경기 하강 국면에서 비교적 안전한 피난처로 꼽히지만, 이번처럼 공급망 자체가 마비되는 상황에서는 예외가 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자산 배분을 재검토하고 장기 목표에 부합하는 포트폴리오인지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