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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 2호, 달 표면 유성체 충돌 30분 만에 6회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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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 2호, 달 표면 유성체 충돌 30분 만에 6회 포착

NASA도 예상 못한 충돌 빈도…달 기지 건설 안전 설계 기준 바뀌나
색채·지층 관측 데이터, 2027년 아르테미스 3호 착륙지 선정 핵심 변수로
아르테미스 2호가 승무원들이 달 근접 비행 도중 촬영한 지구넘이(Earthset)의 모습. 월평선(月平線) 뒤로 지구가 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아르테미스 2호가 승무원들이 달 근접 비행 도중 촬영한 지구넘이(Earthset)의 모습. 월평선(月平線) 뒤로 지구가 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달에 기지를 짓는다면, 지붕은 어떤 소재로 만들어야 할까. 이 질문이 공상과학의 영역에 머물지 않게 된 것은 불과 이번 주의 일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아르테미스 2호 승무원 4명이 지난 6일(현지시각) 달 근접 비행 도중 미소유성체(微小隕石體)가 달 표면에 충돌하는 섬광을 30분 동안 최소 4회에서 최대 6회 육안으로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사이언스뉴스와 스페이스닷컴이 지난 8~9일(현지시각) 보도한 이 관측 결과는 NASA 과학팀조차 "기대하지 않았던" 성과였다. 지구 귀환을 위한 태평양 착수는 10일(현지시각) 예정돼 있다.
이번 성과가 단순한 우주 비행의 낭만으로만 읽혀선 안 되는 이유가 있다. NASA는 아르테미스 3호(2027년 목표)에서 우주비행사를 달 남극에 착륙시켜 장기 체류 기지 건설의 첫발을 내딛는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 계획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 중 하나가 바로 이번에 확인된 미소유성체의 충돌 빈도다.

30분에 6번 섬광…NASA도 놀란 충돌 위협의 실체


아르테미스 2호의 달 과학 책임자 켈시 영(NASA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은 9일 기자 브리핑에서 "이번 임무에서 승무원이 섬광을 직접 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섬광 관측 기회는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우주 일식 구간 약 54분 동안 열렸다. 사령관 리드 와이즈먼은 과학팀과의 교신에서 "일식 직후 누군가가 '찾아보자'고 했고, 즉시 하나, 둘, 셋을 봤다"고 전했다.

섬광은 지속 시간이 수 밀리초(ms)에 불과한 무색 빛이었다. 영 책임자는 NASA의 달 탐사 궤도선(LRO)이 같은 지점에 새로 생긴 충돌구가 있는지 현재 탐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측의 파장은 단순한 과학적 호기심을 넘어선다. 행성학자 마크 로빈슨(인튜이티브 머신즈 소속)은 지난달 17일 텍사스 달·행성과학회의(LPSC)에서 2024년 4~5월 형성된 지름 225m, 깊이 43m짜리 달 표면 충돌구를 공개하며 "km/s급 미세 입자 보호가 필수"라고 경고했다.

달에는 대기권이 없어 미소유성체가 속도를 조금도 잃지 않고 표면에 직격한다. 영 책임자는 "충돌 빈도와 충격 에너지 수준을 파악하는 것은 달 표면에 머물 우주비행사와 거주 설비를 보호하는 설계에 직결된다"고 말했다.

우주 탐사 업계에서는 이번 데이터가 달 기지 구조물의 벽면 두께와 소재 선정, 비상 대피 설계 기준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달 표면에 해마다 10m급 충돌구가 140개 이상 새로 생긴다는 기존 관측치는 있었지만, 유인 탐사 중 실시간으로 육안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색조·지층·충돌구…달의 속살이 드러나다

미소유성체 관측 못지않게 과학계의 주목을 끈 것은 승무원들이 보고한 달 표면 색조 관측이다. 카메라가 잡아내지 못하는 미묘한 색 차이를 인간의 눈이 걸러낸 결과였다.

승무원들은 밝기로 유명한 아리스타르쿠스(Aristarchus) 충돌구 일대에서 녹색 빛을 육안으로 포착했으며, 그 밖의 지역에서는 갈색 음영을 보고했다. 영 책임자는 "색조는 달 암석의 화학 성분과 광물 구성을 파악하는 핵심 단서"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티나 코흐는 지구가 시야 안으로 들어오자 달이 "빛을 흡수하는 스펀지처럼 둔탁해지며 올리브 갈색으로 변했다"고 전달했다. 빅터 글로버도 지구와 달의 밝기 격차를 "발광 디스플레이와 그림물감의 차이"로 묘사하며 지구의 반사광이 달 색조 관측을 방해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보고했다.

충돌구 지층 분석도 주목받았다. 승무원들은 옴(Ohm) 충돌구 관측에서 벽면의 층위가 뚜렷이 나뉘고 바닥과 외부 표면은 같은 색이지만 벽면과는 색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

글로버는 충돌구 밖으로 퍼진 밝은 줄기가 색과 밝기가 다양하며 주변 어두운 물질과 뚜렷이 대비된다고 전달했다. 영 책임자는 이를 두고 "충돌구는 지질학자의 비밀 무기"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 데이터들이 달의 지질 연대기를 재구성하고, 아르테미스 3·4호의 착륙 지점 선정과 탐사 우선순위 결정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행 중 와이즈먼 사령관은 우주선 애칭을 딴 '인테그리티(Integrity)'와 고인이 된 부인 이름을 딴 '캐럴(Carroll)'을 달의 소형 충돌구 이름으로 제안했다. 국제천문연맹(IAU) 공식 승인 신청은 귀환 후 진행된다.

아르테미스 2호의 달 과학 부책임자 마리 헨더슨(NASA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은 "우리가 실제로 과학자로서 과학을 직접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학계에서는 이번 비행이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인류가 달 표면에 다시 발을 딛기 위한 아르테미스 3·4호 임무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고 보고 있다.

달에 인간이 영구적으로 머무는 시대는 이제 계획표가 아닌 공학 문제의 영역으로 넘어오고 있다. 30분 안에 6번 쏟아진 섬광은 그 준비가 얼마나 정밀해야 하는지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가리키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