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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석유기업들 ‘중동 탈출’ 가속…신규 탐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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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석유기업들 ‘중동 탈출’ 가속…신규 탐사 본격화

전쟁 리스크에 투자 축 이동…아프리카·남미로 175조원 규모 탐사 확대
셰브론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셰브론 로고. 사진=로이터

중동 지역 전쟁과 해상 운송 차질로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자 글로벌 석유기업들이 투자 축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고 장기 생산 기반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엑손모빌, 셰브론, 비피, 토탈에너지스 등 주요 석유기업들은 중동을 벗어나 아프리카와 남미 등 신규 유전 탐사 지역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나이지리아 심해 유전에 최대 240억 달러(약 35조1600억 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셰브론은 베네수엘라 사업 확대에 나섰다. 비피는 나미비아 해상 유전 지분을 확보했고 토탈에너지스는 튀르키예와 탐사 계약을 체결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는 이들 프로젝트가 향후 약 1200억 달러(약 175조8000억 원) 규모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했다.

◇ 중동 전쟁 여파…리스크 분산 전략 본격화


이 같은 흐름은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이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격히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에너지 시설 공격은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유가와 물류 전반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실제 일부 서방 석유기업은 생산 감소와 설비 피해를 겪고 있다. 엑손모빌은 올해 1분기 생산량이 약 6% 줄었고 카타르 가스시설 피해로 연간 약 50억달러(약 7조3250억원)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이같은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글로벌로 재편하고 있다.

◇ 고유가 속 탐사 확대 재점화


국제 유가는 전쟁 이전 배럴당 60달러(약 8만7900원)대 중반에서 최근 약 88달러(약 12만8920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석유기업들은 현금 여력을 바탕으로 신규 탐사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주주환원을 위해 탐사 지출을 줄였지만 최근에는 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다시 적극적인 자원 확보 전략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고유가 환경이 유지될 경우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석유기업들은 2050년까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약 3000억배럴 규모 신규 자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 아프리카·남미 차세대 생산 거점 부상


기업별로는 아프리카 심해 유전과 남미 중질유 자원이 주요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셰브론은 올해 약 70억 달러(약 10조2550억 원)를 해상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며 이집트와 멕시코만, 지중해 지역에서도 탐사를 확대하고 있다.

엑손모빌 역시 그리스, 가봉, 트리니다드토바고 등에서 신규 탐사를 진행 중이다. 남미에서는 베네수엘라가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 이동은 단기적인 전쟁 대응을 넘어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 안정성과 수익성 확보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