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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잠수함 14조 '독일 독주'… K-방산, 기술 장벽 어떻게 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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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잠수함 14조 '독일 독주'… K-방산, 기술 장벽 어떻게 넘나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 21일 독일행… TKMS와 잠수함 계약 최종 매듭
독일, AIP 기술이전 파격 제시… K-방산, '메이크 인 인디아' 전략 수정 불가피
인도와 독일이 약 9000억 루피(약 14조 원, 규모 사업 포함, 생애주기 비용 합산)에 달하는 초대형 잠수함 사업을 두고 최종 합의 단계에 진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도와 독일이 약 9000억 루피(약 14조 원, 규모 사업 포함, 생애주기 비용 합산)에 달하는 초대형 잠수함 사업을 두고 최종 합의 단계에 진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도와 독일이 약 9000억 루피(14조 원, 규모 사업 포함, 생애주기 비용 합산)에 달하는 초대형 잠수함 사업을 두고 최종 합의 단계에 진입했다.

20(현지시각) 텔레그래프 인디아(Telegraph India) 보도에 따르면,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이 오는 21일 독일을 방문해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인도 해군의 숙원 사업인 P-75I 프로젝트를 매듭지을 전망이다. 이는 단순히 독일제 무기를 도입하는 차원을 넘어, 인도양 내 해군력의 무게추가 러시아와 한국 등 기존 파트너에서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독일의 승부수, '기술''생산'을 통째로 넘긴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파격적인 기술 이전(ToT)이다.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는 인도 마자곤 독(MDL)과 손잡고 최첨단 잠수함 6척을 건조한다. 독일은 단순히 완제품을 수출하는 대신, 잠수함 설계와 핵심 AIP(공기불요추진) 기술을 인도에 완전히 넘기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인도가 추구하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in-India)’ 정책을 독일이 전격 수용한 결과다. 인도 정부 입장에서 AIP 기술은 수주 동안 수중 작전이 가능한 은밀성을 확보하는 게임 체인저. 독일은 이 기술을 넘기는 대신 인도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 러시아가 주도하던 인도 방산 시장에 서방의 기술력과 표준이 깊숙이 침투하는 공급망 대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K-방산, ‘완제품너머의 생존법 찾아야


이번 계약은 한국 방산 업계에 뼈아픈 시사점을 던진다. 그간 한국 조선업계는 가성비와 빠른 납기를 앞세워 인도 시장을 공략해 왔다. 하지만 이번 독일의 행보는 단순 조립수준의 협력은 더 이상 인도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인도는 이제 단순한 수입국이 아니라, 자국 내 기술 내재화를 통해 스스로 무기를 만드는 방산 강국을 꿈꾼다. 한국이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려면 현지 생산 생태계 구축은 물론, 파격적인 기술 공유 패키지를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무기를 파는 것을 넘어, 인도 방산 산업의 파트너로서 함께 성장하는 공동 개발전략으로의 대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다.

시장 참여자가 봐야 할 '3가지 체크포인트'


이번 사업은 단순히 수주 규모의 문제가 아니다. 향후 30년 인도양 해군 전략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다.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는 다음 세 가지 지표를 통해 방산 판도를 읽어야 한다.

첫째, 기술 이전의 '깊이(Depth)'. 독일이 제공하는 AIP 기술이 단순 조립인지, 아니면 설계 수정까지 가능한 원천 기술 공유인지 확인해야 한다. 기술 범위가 넓을수록 향후 한국 기업의 인도 진입 장벽은 비례해서 높아진다.

둘째, 인도 국방예산의 '실행력'이다. 이번 14조 원 규모는 잠수함 건조부터 운영, 정비까지 포함된 장기 프로젝트다. 인도 정부가 매년 얼마나 예산을 안정적으로 할당하는지가 향후 사업 지속성의 척도다.

셋째, K-방산의 '대안 제시' 여부다.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등 한국 기업이 제시할 후속 제안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형 잠수함'이 제공할 수 있는 기술 공유 수준이 독일과 비교해 경쟁우위에 설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인도와 독일의 이번 밀착은 글로벌 방산 시장이 완제품 판매에서 현지 기술 내재화라는 더 높은 차원으로 진화했음을 증명한다. 한국 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단순한 조립 생산 기지를 넘어 진정한 기술 파트너로 도약할 수 있을지, 지금이 바로 그 기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