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프라 대전환기… 데이터센터발 '물 냉각' 시장 급부상
국내 수처리 기업, AI 솔루션으로 글로벌 시장 정조준
국내 수처리 기업, AI 솔루션으로 글로벌 시장 정조준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Barron's)는 지난 27일(현지시각) 글로벌 수자원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며, 인구 증가와 기후 변화라는 필연적인 성장세 속에서도 금리 환경과 건설 경기에 따른 기업별 실적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무조건적인 매수'가 아닌, 성장 동력과 리스크 요인을 세밀하게 쪼개 보는 '옥석 가리기'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변동성 함정에 빠진 '스마트 미터'와 대형주
수자원 시장의 분위기가 냉랭하다. 대형 스마트 미터 기업인 배저 미터(Badger Meter)의 주가는 올해 들어 29% 급락했다.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돈 데다, 주요 고객인 유틸리티 업체들이 프로젝트를 지연시킨 탓이다. 물 인프라 산업이 거시 경제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글로벌 수자원 기업 자일럼(Xylem)도 마찬가지다. 매출과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주가는 연초 대비 10% 하락했다. UBS는 배저 미터의 실적 쇼크를 근거로 자일럼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Neutral)'으로 낮췄다. 2026년 유틸리티 부문의 프로젝트 지연이 성장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RBC의 딘 드레이 애널리스트는 자일럼의 목표 주가를 157달러로 제시하며 매수 기회를 강조한다. 그는 "반도체, 제약, 데이터 센터 등 자일럼의 고객사는 매우 다양하며, 미국 외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면서 "단기적 순환성은 피할 수 없지만 장기적 방어주는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데이터 센터와 인프라, 새로운 성장 엔진
단기 실적 부진에도 시장이 주목하는 '블루오션'은 뚜렷하다. 데이터 센터 냉각 시스템과 고효율 파이프 교체 수요다.
와츠 워터 테크놀로지(Watts Water Technologies)는 데이터 센터 냉각용 밸브와 유량 제어 시스템을 공급하며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키뱅크(KeyBanc)의 제프리 해먼드 애널리스트는 "데이터 센터 부문 매출 비중은 현재 3~4% 수준이나, 향후 5년 내 30~35%까지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플라스틱 파이프 제조사 어드밴스드 드레니지 시스템(Advanced Drainage Systems) 역시 주목할 종목이다. 콘크리트와 강철을 대체하는 이 기업은 마진율이 30%(EBITDA 기준)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탄탄하다. 마이클 할로란 애널리스트는 이 종목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목표가 205달러(약 30만 원)를 제시했다.
한국 기업, '물'에서 찾는 새로운 성장 동력
글로벌 물 부족은 한국 기업에 위기이자 기회다. 특히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공장의 핵심인 '초순수 제조' 및 '냉각 시스템' 분야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핵심 격전지다. 삼성E&A와 두산에너빌리티는 해수 담수화와 스마트 수처리 EPC 분야에서 이미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앞으로 중동과 북미 등 대규모 인프라 시장에서 한국형 수처리 설비 수주가 확대될 전망이다.
과제도 있다. 국내 데이터 센터 수요 급증에 대응한 물 관리 효율화 기술 고도화다. 단순히 설비를 공급하는 차원을 넘어, 인공지능(AI) 기반의 지능형 누수 탐지 및 정수 솔루션 등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해야만 지속 가능한 수출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투자자가 지금 당장 점검해야 할 3가지 체크리스트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수자원 투자 전략의 핵심은 '인내'와 '선별'이다. 무작정 담기보다는 다음 세 가지 지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첫째, 유틸리티 프로젝트 발주량이다. 배저 미터와 자일럼의 실적을 가를 결정적 변수다. 주요 수자원 업체들의 수주 잔고가 회복세로 돌아서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데이터 센터 설비투자(CAPEX)다. 와츠 워터와 같은 냉각 시스템 공급사들의 매출 비중이 유의미하게 늘어나는지 관찰해야 한다.
셋째, 상장지수펀드(ETF) 활용이다.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우려된다면 인베스코 S&P 글로벌 워터(CGW)나 글로벌 X 클린 워터(Global X Clean Water) ETF가 대안이다. 두 상품 모두 올해 5%가량 상승하며 시장 수익률을 방어하고 있다.
물이 부족한 세상에서 물 관리 기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이다. 지금의 주가 조정은 역설적으로 장기 투자자에게 진입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건설 경기와 금리 정책이 여전히 변수임을 감안해, 2년 이상의 긴 호흡으로 옥석을 가려야 한다. 기회는 성급한 추격 매수가 아닌, 데이터가 증명하는 성장성을 믿는 곳에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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