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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폭풍 전야' 평온… 이란, 美 평화회담 제안에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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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폭풍 전야' 평온… 이란, 美 평화회담 제안에 '침묵'

카타르 LNG선 분쟁 후 첫 통과 시도… 신뢰 구축 신호탄 주목
트럼프 방중 앞두고 경제 위기 고조...종전 압박 거세져
UAE 미사일 공격 등 산발적 충돌 지속… 휴전 체제 중대 기로
아랍에미리트(UAE) 원유를 실은 유조선 오데사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자동식별시스템(AIS) 트랜스폰더를 끈 채 통과한 후, 원유 하역을 위해 대산항에 진입하여 예인선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아랍에미리트(UAE) 원유를 실은 유조선 오데사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자동식별시스템(AIS) 트랜스폰더를 끈 채 통과한 후, 원유 하역을 위해 대산항에 진입하여 예인선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며칠간 산발적인 무력 충돌이 이어졌던 호르무즈 해협 일대가 비교적 평온한 상태를 유지했다. 미국은 2개월 넘게 지속된 전투를 종식하고 평화회담을 시작하자는 제안을 던진 가운데, 이란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며 폭풍 전야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엇갈리는 긴장과 완화… 카타르 LNG선 해협 통과 ‘촉각’


9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수 시간 내에 테헤란의 답변을 기대한다"며 압박했지만, 이란은 아직 공식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란은 전쟁 종식에 앞서 자국 핵 프로그램 등 민감한 현안이 포함된 회담 의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LSEG 해운 데이터에 따르면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한 척이 파키스탄을 향해 해협을 항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통들은 이란이 중재국인 파키스탄 및 카타르와의 신뢰 구축을 위해 이례적으로 통행을 승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항해가 성공하면 분쟁 발발 이후 카타르 LNG선이 해협을 통과하는 첫 사례가 된다.

"경제 위기 막아라"… 트럼프, 방중 앞두고 종전 압박 직면

다음 주 중국 방문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혼란과 경제 위협을 해소해야 한다는 안팎의 강력한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으로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군사적 긴장도 여전하다. 전날 이란 해협에서 미군 함정과 이란군 간의 산발적 충돌이 보고됐으며, 미군은 이란 항구로 진입하려던 이란 연계 선박 두 척을 강제 회항시켰다. 이 과정에서 미군 전투기의 공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확산되는 전선… UAE 미사일 피격 및 동맹국 이견


충돌은 바다를 넘어 인근 국가로도 확산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최근 이란에서 발사된 탄도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UAE는 이를 심각한 사태 악화로 규정하며 이란을 강력히 비난했다.

한편, 미국은 이번 분쟁에서 국제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이탈리아 등 동맹국들이 미국의 해협 재개방 노력에 소극적인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이란의 핵 개발 저지라는 공통 목표에는 동의하면서도,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독자적인 다국적 작전 가능성을 검토하는 등 워싱턴과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美 재무부, 중국 기업 등 추가 제재… "외교와 압박 병행"

미국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시도하는 동시에 경제적 압박의 끈도 놓지 않고 있다. 미 재무부는 이란의 샤헤드 드론 제작에 필요한 무기와 원자재 확보를 도운 혐의로 중국과 홍콩 소재 기업을 포함한 10명의 개인 및 법인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회담을 목전에 두고 나온 조치여서 향후 미중 관계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압바스 아라크치 이란 외무장관은 "외교적 해결책이 제시될 때마다 미국은 무모한 군사적 모험을 택한다"며 미국을 맹비난하고 있어, 호르무즈의 평화가 실현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