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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디지털 주민증' 도입…산업 통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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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디지털 주민증' 도입…산업 통제 본격화

로봇별 고유 코드 부여로 제조·운용 투명성 강화
글로벌 로봇 표준 경쟁 신호탄
중국은 자국 내 생산 모든 휴머노이드 로봇에 고유 ID 코드를 발급해 제조 단계부터 폐기 시점까지 전 주기를 추적 관리할 방침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은 자국 내 생산 모든 휴머노이드 로봇에 고유 ID 코드를 발급해 제조 단계부터 폐기 시점까지 전 주기를 추적 관리할 방침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 정부가 급성장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산업을 겨냥해 세계 최초로 로봇별 고유 식별 코드를 부여하는 '디지털 ID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이번 조치는 인공지능(AI)과 결합해 지능형 제조의 핵심으로 떠오른 휴머노이드 로봇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산업 생태계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리·감독을 고도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24시간 뉴스 채널이자 멀티미디어 뉴스 플랫폼인 아스트로 아와니(Astro AWANI)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자국 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휴머노이드 로봇에 고유 ID 코드를 발급해 제조 단계부터 폐기 시점까지 전 주기를 추적 관리할 방침이다.

이는 스마트폰의 국제모바일기기식별코드(IMEI)와 유사한 개념으로, 로봇의 제조사, 기기 상세 사양, 일련번호 등이 데이터베이스(DB)에 실시간으로 기록된다.

로봇 실명제 도입 배경…'보이지 않는 손'의 산업 통제 강화


중국 당국이 이러한 강력한 규제책을 꺼내 든 배경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산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그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 관리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테슬라의 '옵티머스', 현대차의 '아틀라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국 내 로봇 기업들 또한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개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중국이 로봇산업의 기술 표준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짙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로봇 공학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단순 기계를 넘어 자율적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물리적 AI로 진화함에 따라, 비정상적인 작동이나 보안 취약점이 국가 안보에 직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당국은 이번 시스템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는 로봇들의 데이터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특정 제품에 대한 즉각적인 통제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로봇 표준 경쟁의 전초전…국가 간 규제 격차 심화


중국의 이번 결정은 글로벌 로봇 기술 규제 표준을 사실상 주도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읽힌다.

이미 유럽연합(EU)이 'AI 법(AI Act)'을 통해 로봇의 안전성과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정립하고 있으나, 특정 기기별로 디지털 ID를 발급하여 전수 관리하는 방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선제적 조치가 향후 글로벌 표준화 논의 과정에서 중국 기업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의 한 연구원은 "기술 발전 속도보다 규제 도입 속도가 앞서는 것은 중국 특유의 통치 방식"이라며 "이번 시스템이 정착될 경우, 중국산 로봇은 '국가 인증'이라는 보증 수표를 얻게 되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러한 중앙 집중식 관리 체계가 기업의 혁신 의지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로봇 기술의 핵심은 빠른 데이터 학습과 반복적인 시행착오인데, 모든 이동 경로와 사양을 당국이 추적할 경우 기업의 연구개발(R&D)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데이터 주권과 로봇 보안,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쟁점


이번 조치는 향후 국가 간 기술 패권 다툼의 새로운 전장이 될 전망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고도의 카메라 센서와 AI 알고리즘을 탑재하고 있어, 운용 과정에서 방대한 양의 영상 데이터와 공간 정보를 수집한다.

로봇에 부여된 디지털 ID가 사실상 국가 정보망과 연결된다면, 중국 내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정보 보안 압박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로봇의 '디지털 인권'과 '데이터 주권' 논의가 글로벌 이슈로 확산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단순히 기술적인 제어를 넘어,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를 어떻게 분류하고 국가 간 이동을 어떻게 제한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조만간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논의될 시점이다.

중국의 이번 행보는 로봇산업이 단순 제조의 영역을 벗어나 국가 데이터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편입되었음을 증명하는 사건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