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25%만 거주지 변경 또는 계획, 전년 56%서 급감… 싱가포르·미국은 여전히 인기 목적지
이미지 확대보기전 세계 부유층의 해외 이주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부유층 이동을 촉발했던 정치적 불확실성과 세제 변화가 상당 부분 마무리되면서 국가 간 세금 거주지 이전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컨설팅업체 캡제미니의 조사 결과 지난해 세금상 주거지를 이미 변경했거나 변경을 계획 중이라고 답한 고액 자산가는 전체의 25%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의 56%에서 절반 이하로 감소한 수준이다.
이 조사는 거주용 부동산을 제외한 투자 가능 자산이 100만달러(약 13억7500만원) 이상인 전 세계 고액 자산가 65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캡제미니의 개러스 윌슨 글로벌 은행산업 책임자는 최근 수년간 부유층 이동을 유발했던 정치·세제 이슈가 상당 부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전에는 특정 정치적 사건이나 세제 개편이 이주를 촉발했지만 이제는 보다 안정적인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영국 이탈 급감… 비거주자 세제 개편 영향 소멸
가장 큰 변화는 영국에서 나타났다.
영국 부유층 가운데 거주지를 변경했거나 변경을 계획 중이라고 답한 비율은 2024년 54%에서 지난해 19%로 급감했다.
실제로 철강 재벌 락슈미 미탈과 이집트 출신 억만장자 나세프 사위리스 등 일부 초고액 자산가들은 이미 영국을 떠났다.
영국 로펌 웨드레이크 벨의 카밀라 월리스 선임 파트너는 "이주를 원했던 초고액 자산가들은 대부분 이미 떠난 상태"라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유층이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양 지역 모두 지난해 거주지를 옮겼거나 이전을 검토한 비율이 23%에 그쳤다. 반면 북미와 중남미 부유층은 약 3분의 1 수준이 이동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 싱가포르·미국 여전히 인기
부유층이 가장 선호하는 목적지는 싱가포르와 미국으로 조사됐다.
싱가포르는 오랫동안 글로벌 자산 관리 허브로 평가받아 왔으며 미국 역시 주요 이주 대상지로 꼽혔다.
흥미로운 점은 세율 인하보다 상속 및 자산 승계 계획이 이주의 주요 동기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중동 지역은 향후 1년 안에 세금상 거주지를 옮길 계획이라고 답한 비율이 13%로 가장 높았다.
다만 이번 조사는 최근 중동 전쟁 이전에 진행된 것이어서 향후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한편, 영국은 일부 부유층 이탈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자산가들의 유입 효과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국 시민권을 신청한 미국인은 약 8800명으로 전년보다 4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미국 정치 상황에 대한 불만 때문에 영국 이주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지난해 순자산 총액이 1300억달러(약 178조7000억원)를 넘는 미국 기업인들이 런던 최고급 주거단지인 페닌슐라 레지던스 아파트를 대거 매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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