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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열풍, 美 국채 금리 공식까지 흔든다… 내 자산배분 ‘재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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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열풍, 美 국채 금리 공식까지 흔든다… 내 자산배분 ‘재조정’

빅테크 2500억 불 장기채 발행… 미 국채 기간위험의 15% 추가 부담 유발
실질금리 상승에 기술주 할인율 압박… 수급 불균형 속 환율 변수도 주시해야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주식시장을 넘어 글로벌 채권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키며 국내외 투자자의 자산 수익률을 위협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주식시장을 넘어 글로벌 채권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키며 국내외 투자자의 자산 수익률을 위협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주식시장을 넘어 글로벌 채권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키며 국내외 투자자의 자산 수익률을 위협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3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메타플랫폼과 오라클을 비롯한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올해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2500억 달러(약 343조 7500억 원)를 넘어섰다.

이러한 대규모 채권 공급은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긴축(QT)으로 인한 수요 감소 등 기존 악재와 맞물려,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를 지난 52007년 이후 최고치로 밀어 올리는 새로운 장기 금리 상방 압력 요인으로 부각됐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전환 지연과 인플레이션 우려 외에, 민간 부문의 대규모 장기 자금 조달 경쟁이라는 새로운 거시경제적 변수가 등장했다는 분석이다.

장기자산 묶는 빅테크, 국채 시장 듀레이션 압박

빅테크 기업들이 장기 채권 시장으로 몰리는 이유는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망 확보 등 AI 인프라 자산의 특성 때문이다. 수명이 짧은 AI 반도체와 달리 건물이나 전력 인프라는 20년에서 30년 이상 유지되므로, 기업들은 장기 고정금리로 자금을 묶어두려는 유인이 강하다. 토마스 우라노 세이지 어드바이저리 분석가는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연간 7500(1150조 원)에서 8500억 달러(1534조 원)에 이르는 빅테크 설비투자(CAPEX) 규모는 새해에 1조 달러(1375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라며 "이는 미국 정부의 연방 재정 부양책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채권 공급 급증은 시장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 스리니 라마스와미 미국 달러화 기준 미 연방준비은행 경제학자의 분석을 보면, 현재 AI 관련 채권 발행량은 전체 미국 국채가 공급하는 기간 위험의 15%를 차지한다. 이는 금리 변동에 노출된 장기 자산의 공급량, 즉 시장이 흡수해야 하는 '듀레이션' 공급의 상당 부분을 빅테크가 흡수하고 있음을 뜻한다.

실제로 공격적으로 조달에 나선 오라클 등 일부 BBB급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부채 부담을 반영한 신용스프레드 확대가 관측된다. 특히 물가상승률을 제외한 실질금리가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미래 현금흐름의 할인율을 높여 기술주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생산성 개선 기대감과 연기금 수요가 완충판


다만 이러한 채권 발행 폭증이 금융시장의 무조건적인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조나단 힐 바클레이즈 미국 인플레이션 전략 총괄은 "실질금리가 오르는데도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것은 AI 투자가 향후 대폭적인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 물가를 안정시킬 것이라는 시장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라고 해설했다.

또한 장기채 공급 증가를 방어할 수요 측면의 완충 요인도 존재한다. 자산-부채 시차를 맞추려는 글로벌 연기금과 보험사들의 장기 듀레이션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며, 고금리 매력이 부각되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매수세도 유입되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공급 우위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알파벳이 최근 800억 달러(122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듯, 최상위 빅테크 진영은 풍부한 자체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다각적인 재원 조달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단기적으로는 할인율 상승으로 기술주가 밸류에이션 압박을 받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이 이익 성장으로 증명된다면 기술주 주가의 하방 지지력은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채권 비중 조절과 원·달러 환율 변수 점검해야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은 자산 배분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수정해야 한다. 미 국채 금리의 하방 경직성이 단단해지면 국내 국고채 금리 하락도 제한되어 채권형 자산의 단기 평가손실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채권 투자자는 장기채 비중을 일부 축소하고 듀레이션 단기화로 대응하되, 금리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분할 매수 접근도 병행할 필요가 있으며, 주식 투자자는 고금리에 취약한 소형 성장주보다 자체 현금흐름 창출력이 뛰어난 대형 빅테크 중심으로 비중을 조정하고, AI 인프라 수혜 업종과 금리 민감 성장주를 구분하는 선별적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한미 금리 차 장기화에 따른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확대를 고려해 환헤지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거대 기술기업의 자금 조달 경쟁이 채권의 기회비용을 바꾸는 만큼, 투자자가 눈여겨봐야 할 세 가지 체크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빅테크 설비투자(CAPEX) 증감률이다. 거대 기술기업들의 분기별 인프라 지출 규모 추이를 추적하여 자금 조달 압박의 강도를 측정해야 한다.

둘째, 미국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도 지켜봐야 한다.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제외한 순수 실질금리의 움직임을 통해 기술주 밸류에이션의 적정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

셋째, 10년 만기 이자율스왑(Swap) 시장 공급량도 중요하다. 장기 채권 다각화를 위해 빅테크가 영위하는 스왑 거래 규모를 파악해 채권시장의 실질 수급 왜곡을 진단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