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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일터: 공장·창고는 '환영', 병원·학교는 '거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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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일터: 공장·창고는 '환영', 병원·학교는 '거부'하는 이유

헥사곤 글로벌 조사 결과, 68% "무거운 짐은 로봇 몫"… 인류는 '공감' 필요한 곳에만 사람 원해
산업 현장에서는 로봇을 환영하지만 병원과 학교에서는 인간 중심의 역할을 선호한다는 점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산업 현장에서는 로봇을 환영하지만 병원과 학교에서는 인간 중심의 역할을 선호한다는 점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이미지=제미나이3
로봇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나, 일터 현장에서 로봇을 받아들이는 인류의 태도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산업 현장의 단순·위험 업무는 로봇에 위임하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공감과 책임감이 필수적인 교육과 의료 분야에서는 여전히 인간을 선호하는 이중적 태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디지털 리얼리티 솔루션 기업 헥사곤(Hexagon)이 18일(현지시각) 발표한 '로봇 세대(Robot Generation) 연구'에 따르면, 대다수의 성인은 산업 현장에서의 로봇 도입에는 긍정적이나,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영역에는 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나타나는 로봇 수용도의 일관된 패턴을 보여준다.

산업 현장, 로봇 도입 '적기'… 86% "명확한 운용 규정 필요"

조사 결과 성인 응답자의 68%는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업무를 로봇이 수행하기를 희망했다. 뒤를 이어 물품 운반 및 배송(54%), 위험 요인 모니터링(52%) 등 신체적 고통이 따르거나 위험한 현장 작업에 대한 로봇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의료·돌봄 영역에서 로봇을 선택한 비중은 12%에 불과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부르크하르트 뵈켐(Burkhard Boeckem) 헥사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산업 현장은 로봇이 수행할 과업이 명확하고 안전 기준이 정립된 곳"이라며 "로봇 기술이 이미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대중 역시 이러한 환경을 가장 신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종합하면 로봇 도입은 ‘조건부 수용’에 가깝다. 응답자의 86%는 로봇의 업무 범위와 권한을 규정하는 명확한 거버넌스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로봇 도입이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 보안(51%)과 신뢰(26%), 기술적 안정성(21%)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뒷받침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동료'로 보는 세대 격차… 다음 세대가 여는 로봇 시대


주목할 점은 연령대별 로봇 인식의 차이다. 이번 조사에서 어린 세대는 성인보다 로봇을 '완전한 동료'로 인식할 확률이 50% 더 높게 나타났다. 성인 응답자가 로봇을 주로 도구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과 달리, 미래 세대는 로봇을 파트너로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성인들은 로봇이 공장과 창고(63%)에서 활용되는 데 가장 관대했으나, 병원이나 학교(각각 45%, 39%)로 로봇의 영역이 확장되는 것에는 우려를 표했다. 다만, 로봇 경험이 풍부한 지역일수록 거부감은 낮았다.

중국의 경우 성인 응답자의 63%가 가정 내 로봇 도입에 긍정적이었지만, 로봇 노출이 적은 영국은 32%에 그쳐 경험의 차이가 수용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임을 입증했다.

로봇의 외형과 관련해서는 인간의 모습을 닮은 '휴머노이드'보다는 기능에 충실한 '기계적 외형'을 선호하는 비율(28% vs 22%)이 높았다. 이는 기술 도입의 성패가 로봇의 '인간성'이 아닌 '업무 효율성'과 '투명한 운용'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로봇산업의 확산은 단순히 기술의 진보를 넘어, 인류가 로봇에게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가이드라인 구축과 함께 진행될 전망이다.

산업계에서는 이러한 대중의 인식을 반영해, 로봇의 역할을 보조적인 수단으로 한정 짓는 동시에 안전과 보안을 강화한 표준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