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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녹자 황금 항로 열렸다"… 북극 패권 다투는 열강들, '과학'으로 틈새 노리는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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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녹자 황금 항로 열렸다"… 북극 패권 다투는 열강들, '과학'으로 틈새 노리는 日

온난화로 북극항로·자원 개발 가시화되며 영토 없는 국가까지 패권 경쟁 가세
미국·중국·캐나다 등 주도권 확보 혈안… "수에즈 대비 수송 거리 40% 단축, 자원 개발도 본격화"
일본, '비영토국' 한계 극복 위해 북극 정책 첫 개정… 최첨단 쇄빙연구선 '미라이 2호'로 지분 확보 총력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일대 송유관.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일대 송유관. 사진=연합뉴스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만년설과 해빙이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숨겨져 있던 막대한 자원과 새로운 해상 물류 루트를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북극권에 영토를 맞대고 있는 연안국들은 물론, 중국과 일본 등 비영토 국가들까지 국익을 걸고 북극해 진출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스에즈 운하 대체할 '북극해 항로'… 자원 개발도 본궤도


21일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북극권에서의 항로 이용 및 자원 개발을 둘러싼 새로운 패권 다툼에 대응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국가 '북극 정책' 개정에 돌입했다.

북극권의 온난화는 전 세계 평균보다 무려 4배나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해빙의 감소는 역설적으로 인류에게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었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것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북극해 항로'다. 기존 스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남부 항로에 비해 수송 거리를 40%가량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어 천문학적인 물류비 절감이 가능하며, 해적의 위협으로부터도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험난한 자연환경 탓에 접근이 어려웠던 석유, 천연가스, 희귀 광물 등의 자원 개발도 본격화되고 있다. 일례로 북극해에 면한 러시아 북부 야말반도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이 한창이다. 러시아 인터팍스 통신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야말반도의 LNG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5%에 달하는 2,100만 톤을 넘어섰다.

"위대한 북극 대국" 외치는 美… 中은 '빙상 실크로드'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극권에 영토를 가진 8개국(미국, 러시아,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 스웨덴)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위대한 북극 대국으로서의 미국 복권"을 천명하며 노골적으로 국익 추구에 나섰다.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미국은, 지난해(2025년) 10월 연안경비대용 쇄빙선 신규 건조를 위해 핀란드와 전략적 협력을 맺었다. 캐나다 역시 2024년 말 북극권 내 국방 강화를 골자로 한 새로운 외교 방침을 발표했으며, 올해 2월에는 그린란드 주요 도시인 누크에 영사관을 신설하며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나섰다.

영토가 없는 국가들의 움직임도 매섭다. 중국 시진핑 행정부는 북극해 항로를 자국의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의 연장선인 '빙상 실크로드'로 명명하고, 러시아와의 전략적 연대를 맹렬히 강화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영국, 프랑스, 유럽연합(EU) 등도 최근 앞다퉈 관련 정책 문서를 개정하며 북극해 진출의 명분을 쌓고 있다.

日 '미라이 2호' 앞세운 과학 외교… "룰 세팅 주도할 것"


미·중·러의 거대한 지정학적 충돌 속에서, 북극 영토가 없는 일본은 '과학 기술'과 '외교'를 결합한 소프트파워 전략으로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3년부터 8개국으로 구성된 '북극평의회'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해 왔다. 직접적인 발언권에는 한계가 있지만, 독자적인 기후·해양 관측 데이터를 국제사회에 제공하고 어업 규제 등 국제 룰(Rule) 제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자원 개발 및 항로 개척의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일본의 북극 정책 개정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무기는 세계적으로도 희소한 북극 연구 특화 최첨단 쇄빙연구선 '미라이 2호(みらい2)'다. 일본 정부는 미라이 2호를 활용해 북극권 최전선에서 연구를 선도하는 한편, 타국 연구진에게 공동 연구 및 인재 육성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국제사회 내 존재감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일본 정책 개정에 관여하는 한 고위 관계자는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영토가 없다는 약점을 탓하기보다, 관측 및 연구 분야에서 일본이 가진 압도적인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미래의 확실한 국익으로 연결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