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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로 추진하는 EU, '트럼프 리스크' 속 금융 주권 확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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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로 추진하는 EU, '트럼프 리스크' 속 금융 주권 확보 총력

독자 결제망 구축으로 미국 결제 시스템 의존도 낮춘다… 2029년 도입 목표
한국 내 금융망 안보 시사점… 글로벌 결제 의존도 높은 영역 리스크 점검 필요
'디지털 유로화' 입법 초안 발표하는 EU 집행위.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디지털 유로화' 입법 초안 발표하는 EU 집행위. 사진=연합뉴스


유럽연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통상 압박과 미국계 결제 시스템에 과도하게 높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독자적인 디지털 화폐 발행을 본격화했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는 7월 20일(현지시각) 유럽중앙은행과 유럽의회가 약 4억 5000만 명에 달하는 역내 인구를 아우르는 디지털 유로 도입 로드맵을 가동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은 2023년 6월 집행위원회의 법안 제안을 시작으로 오는 2027년 하반기 파일럿 프로젝트를 거쳐 2029년 정식 도입을 목표로 하는 6년짜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미국계 결제 사업자가 유럽 카드 결제 시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지정학적 갈등 발생 시 역내 금융 거래망이 마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이번 조치의 배경이다.

미국 결제 시스템에 쏠린 유럽 금융, 디지털 화폐로 독자 생존 모색


유럽의 결제 시장은 그간 편리함을 앞세운 미국계 글로벌 브랜드가 장악했다. 과거 유로카드 등 유럽 자체 결제망 구축 시도가 있었으나, 국경을 넘나드는 범유럽 차원의 표준화 경쟁에서 밀려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

그 결과 현재 유럽 내 카드 결제 대다수가 미국 네트워크를 경유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 경제의 핵심 취약점으로 지목된다. 유럽중앙은행이 디지털 유로를 통해 구축하려는 대상은 특정 민간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공공 결제 인프라다.

이는 물리적 현금의 디지털 버전으로, 상업은행을 거치지 않고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관리함으로써 금융 시스템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유럽 의회의 마르쿠스 페버 의원은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유로가 감시 도구가 아닌,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외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필수 주권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금융권 시사점… 글로벌 앱마켓·해외 온라인 결제 리스크 점검 필요


유럽연합의 행보는 원화 기반 결제 생태계를 공고히 하려는 한국 금융당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례를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실물 경제로 전이될 수 있는 경로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 내 결제망이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글로벌 앱마켓이나 해외 온라인 결제처럼 미국 빅테크의 네트워크에 크게 의존하는 영역은 여전히 잠재적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특정 국가의 정책 변화로 결제 수단이 차단될 가능성에 대비해, 한국형 디지털 결제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대체 결제 경로를 확보하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유럽의 사례처럼 민간 네트워크에만 의존하지 않는 공적 기반의 결제 안정망 확보는 한국 경제 안보의 중요한 의제가 될 전망이다.

예금 유출 방지 위한 보유 한도 설정… 민간 은행과 상생 모색


디지털 유로 도입과 관련해 우려되는 부작용은 시중은행의 예금 이탈이다. 시민들이 안전한 중앙은행 화폐로 자금을 옮길 경우, 상업은행의 신용 창출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이에 유럽중앙은행은 개인별 디지털 지갑 보유 한도를 500유로에서 3000유로 사이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한도 설정은 디지털 유로를 예금 대체재가 아닌 디지털 현금 역할에 집중시키기 위한 정책적 장치다.

대규모 자금이 은행 예금에서 빠져나가는 상황을 완화하면서도, 일상적인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편의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유럽중앙은행은 기술적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해 2027년 하반기부터 12개월간 대규모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도이체방크 등 주요 금융사가 참여하는 이번 테스트는 대규모 사용 환경에서의 무결성을 확인하고, 이후 2029년 정식 발행을 위한 기술적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