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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오만과 호르무즈 항로 합의 단계…미국 조건 이행이 재개방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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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오만과 호르무즈 항로 합의 단계…미국 조건 이행이 재개방 변수"

美·이란 간접 대화 속 동결 자산·배상금 대립…트럼프 "자금난 예의주시하며 대응"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행보 주목…UAE 선박 공격 등 해상 실력 행사 지속
후티 반군, 사우디 아람코 정유시설 드론 공격…터키·파키스탄 방위조약 후 긴장 고조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크치.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크치. 사진=로이터
이란이 오만과의 중재를 통해 전 세계 석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송량의 20%를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신규 운항 항로 설정 합의에 근접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이 제시된 조건들을 충족해야만 해협을 재개방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중동의 해상 물류 마비 사태는 여전히 안개 속에 놓여 있다.

9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크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과 오만 간 해협 관련 합의가 최종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이란 메흐르 통신도 이번 합의가 미국이 조건을 이행할 경우 사용될 새로운 해상 운송로를 명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라크치 장관은 "이란과 미국이 직접 대화를 진행하고 있지 않으며, 워싱턴이 6월 체결된 잠정 합의를 위반하는 한 테헤란은 직접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양국은 중재자를 통해 간접 메시지만 교환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이란과 반쯤 협상하는 수준"이라며 "이란의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자금 부족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조용히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확보 및 미사일·대리 세력을 통한 지역 위협을 막기 위해 지난 2월 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6월 휴전 협정이 체결됐으나, 7월 미국이 페르시아만 내 이란 선박에 대한 봉쇄를 재개하자 이란은 이를 휴전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상업 해운이 제약 없이 재개된다는 보장이 발표돼야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해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란 측이 요구하는 해협 재개방 조건은 매우 까다롭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공습에 대한 배상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란 최고 국가안보기구의 모하마드 바케르 졸카드르 사무총장은 미국의 대이란 위협 종식, 이란 및 동맹국(레바논, 팔레스타인, 예멘, 이라크)에 대한 공격 중단, 봉쇄·제재 해제, 동결 자산 반환 등을 필수 조건으로 제시했다.

최종 결정권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있으나, 그는 2월 28일 부친 사망 이후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의 면담 소식과 함께 관련 영상 공개가 예고된 상태다. 이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석유회사 선박이 공격을 받는 등 해협 내 실력 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란의 동맹인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자잔의 아람코 정유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하면서 중동 정세는 더욱 복잡해졌다. 후티 반군은 홍해와 아덴만 일대에서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한 상태다. 특히 이번 공격은 사우디아라비아가 터키, 파키스탄과 상호 방위 조약을 체결한 지 단 이틀 만에 발생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하루 40만 배럴을 처리하는 자잔 정유시설의 화재를 진화했다고 발표했으나, 신규 동맹을 맺은 터키와 파키스탄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대응에 개입할지 관망세가 이어지며 중동 전체의 안보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