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대형마트의 새벽 배송 규제 완화를 둘러싼 논쟁도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에게 밤에 주문해 아침에 받는 서비스는 분명 편리하다. 그러나 소비자의 편리함만 앞세운 정책은 골목상권의 위축이라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살펴야 한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플랫폼은 막대한 자본과 물류망을 앞세워 새벽 배송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지역 소상공인은 규모와 자본에서 불리하다. 대형 유통업체가 신선식품 시장까지 장악할 경우, 동네 슈퍼의 가격 경쟁력과 고객 기반이 더욱 약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더욱이 물류비와 인건비, 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 영세 상인의 경영 여건은 한층 악화할 수 있다. 따라서 새벽 배송 규제 완화는 단순한 찬반 논리가 아니라, 시장 전체의 비용과 경쟁 구조를 따져 결정해야 한다. 소비자 편의와 골목상권의 생존이 함께 갈 해법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심야 노동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일부 노동자에게 새벽 배송은 추가 소득을 얻는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면서도 일할 시간과 방식을 선택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어느 한쪽만 강조해서는 현실적인 해법을 만들기 어렵다.
근로시간을 줄이고 휴식을 늘리면, 노동환경은 개선될 수 있지만, 비용 증가는 피하기 어렵다. 인력 충원과 임금 상승으로 물류비가 오르면, 배송비와 상품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플랫폼 수수료까지 높아진다면, 결국 소비자와 판매자가 그 부담을 나눠지게 될 가능성도 있다.
비용 상승의 부담이 협상력이 약한 곳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대기업은 비용 증가를 감당할 여력이 있지만, 영세 사업자는 어렵다. 플랫폼 수수료와 납품 비용이 오르면 소상공인의 부담은 커지고, 비용 증가가 가격 인상이나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경우도 살펴야 한다.
필자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대형마트와 플랫폼은 시장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고, 노동계는 건강권을 요구하며, 소비자는 편리함을 원한다. 정치권까지 각자의 목소리를 살피는 사이에, 협상력이 약한 소상공인의 생존 문제가 뒤로 밀릴 수 있다.
새벽 배송 정책은 전면 허용과 전면 금지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연속 야간근무를 제한하고 건강검진과 휴식권을 강화하며, 필요한 배송서비스는 유지하는 방식이 가능한 길이다. 동시에 소상공인이 시장 변화에 적응하도록 금융과 판로 등 실질적 지원도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산업 경쟁력만 강조해도 안 되고, 노동계 요구만으로 시장을 묶어도 안 된다. 소비자의 선택권도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편리함이 취약한 노동자와 소상공인의 희생으로 유지된다면 지속하기 어렵다. 따라서 소비자·업체·노동자·소상공인의 이해관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새벽 배송은 소비생활의 변화와 함께 이미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흐름이다. 그러나 편리함과 기업 경쟁력만 강조한다면 지역 상권과 노동자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규제 완화에 앞서 누가 혜택을 많이 얻고,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지 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대형마트 심야 배송은 단순한 찬반보다는, 골목상권에 미칠 영향을 먼저 따져야 한다. 피해가 예상된다면 실질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슈퍼연합회(KOSA)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소비자와 기업, 소상공인이 함께 살아가는 지속 가능한 유통 질서를 만들어 내야 한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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