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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텅스텐·블랙매스 수출 봉쇄"… 中 배터리 재활용업계, 원료 수급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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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텅스텐·블랙매스 수출 봉쇄"… 中 배터리 재활용업계, 원료 수급 '직격탄'

美 상무부, 텅스텐 고철·배터리 분말(블랙 매스) 100% 자국 내 의무 배정 조치 발효
전년 대비 48% 급증하던 美 블랙 매스 수출 차단… 中, 핵심 원료 10% 공급선 상실
美 가공 정제 인프라 구축에 2~5년 소요… 전문가 "단기 비축엔 효과, 공급망 완성엔 한계"
2026년 1월 21일에 촬영된 이 그림에서 텅스텐(W) 원소의 기호, 원자 번호, 질량 번호가 적힌 블록이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1월 21일에 촬영된 이 그림에서 텅스텐(W) 원소의 기호, 원자 번호, 질량 번호가 적힌 블록이 보인다.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가 반도체·방산 핵심 소재인 텅스텐 스크랩(고철)과 폐배터리 파쇄 원료인 '블랙 매스(Black Mass·리튬·니켈·코발트 회수용 분말)'의 대외 수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강력한 자국 우선주의 공급망 통제 조치에 착수 했다.

중국이 텅스텐, 안티몬,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미국 역시 재활용 가능한 전략 자원의 해외 유출을 원천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산 저비용 폐배터리 원료에 크게 의존해 온 중국 배터리 재활용 및 제련업계가 원료 수급난에 직면하게 됐다.

9월 1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 내 공급업체가 매달 생산하는 텅스텐 고철과 배터리 블랙 매스의 100%를 미국 내 구매자에게 의무적으로 우선 배정하고 국외 반출을 금지하는 1년 기한의 임시 최종 규칙을 시행했다.

밀도가 높고 녹는점이 극도로 높아 AI 반도체 기판 배선, 항공우주 부품, 첨단 무기 합금에 필수적인 텅스텐은 물론,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의 3대 핵심광물을 추출할 수 있는 블랙 매스를 미국 영토 내에 묶어두겠다는 구상이다.

中 폐배터리 수입의 10% 차지… 저비용 원료 확보 '비상'


이번 조치는 글로벌 배터리 재활용 밸류체인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에 따르면, 미국의 배터리 블랙 매스 수출량은 지난해 10만 667톤으로 전년 대비 48.7% 폭증했다.

중국 세관 집계 기준 올해 7월까지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배터리 블랙 매스 포함 산업 폐기물은 11만 1,657톤에 달해, 중국 전체 수입 원료 물량의 약 10분의 1을 차지했다.

중국 정부는 앞서 미국의 핵심광물 통제에 맞서 2025년 2월 텅스텐 제품 수출 통제를 단행하는 한편, 같은 해 8월 해외 재활용 원료 수급을 늘리기 위해 블랙 매스 수입을 공식 허용하고 관세를 6.5%에서 3%로 낮춘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이번 전면 수출 금지로 인해 중국 정유·재활용 공장들은 가장 거대한 원료 공급선 하나를 잃게 됐다.

"美 제련 능력 턱없이 부족"… 완공까지 2~5년 걸려 '역효과' 우려


전문가들은 미국의 자원 봉쇄 조치가 단기적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정부 비축량을 늘리는 효과는 있겠지만, 미국의 독자적인 공급망 완성으로 이어지기에는 인프라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한다.

미국 윌라멧 대학교의 량옌(Liang Yan) 경제학 교수는 "미국 내 텅스텐 고철과 블랙 매스를 고순도 금속으로 분리·가공할 수 있는 습식 제련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신규 정제 시설을 건설하고 상업 가동하는 데에만 최소 2년에서 5년이 걸린다"고 분석했다.

그는 "1년이라는 짧은 규제 기간 동안 미국이 달성할 수 있는 것은 물리적 수출 봉쇄와 정부 비축분 매입뿐"이라며 실질적인 완제품 제조 역량이 뒤따르지 못할 경우 자재 적체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간 약 690만 톤의 전자 폐기물(E-Waste)을 배출하는 미국은 폐기물 재처리 역량 부족으로 인해 그동안 대부분의 원료를 아시아로 수출해 왔다.

희토류 자석·갈륨·게르마늄 폐기물로 '자원 전쟁' 확전 조짐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조치가 텅스텐과 폐배터리에 그치지 않고, 광범위한 핵심 광물 폐기물 전체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쉬톈첸(Xu Tianchen)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텅스텐과 블랙 매스는 1단계에 불과하다"며 "미국은 향후 중국이 통제하는 희토류 영구자석(네오디뮴·디스프로슘) 스크랩,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항공우주용 티타늄 폐기물까지 수출 통제 목록에 추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맞서 중국 역시 자국 내 공인 재활용망 고도화와 더불어 동남아·중남미 등 제3국 광산 및 자원 수급처를 다변화하고,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 기술에 대한 추가 통제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텅스텐 및 배터리 블랙 매스 수출 봉쇄는, 향후 ‘미·중 자원 전쟁이 1차 채굴 광물을 넘어 2차 재활용 폐기물 및 스크랩 밸류체인 전반으로 전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가공·제련 인프라의 뒷받침 없는 광물 안보 정책이 직면한 산업적 현실’을 드러내는 핵심 분기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