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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집적도 SK는 맞춤형 구조…세미콘서 제각기 해법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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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집적도 SK는 맞춤형 구조…세미콘서 제각기 해법 제시

메모리 병목 해법 제시…삼성은 'zHBM'·SK하이닉스는 '맞춤형 코디자인'
마아크론도 TSMC 손잡고 가세… 삼성전기는 '유리기판' 승부수
지난해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5 현장에 방문한 관람객이 산업용 부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5 현장에 방문한 관람객이 산업용 부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반도체가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옮겨가며 메모리 성능이 시스템 전체의 발목을 잡는 '메모리 병목'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메모리 제조사들이 세미콘 타이완에서 이를 넘어설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2일부터 사흘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세미콘 타이완 2026’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메모리 제조사들과 빅테크 기업들이 참가했다.

행사에 앞서 열린 '메모리 고위급 서밋(Memory Executive Summit)'에서 삼성전자는 용량(Capacity), 최적화(Utilization), 대역폭(Bandwidth), 전력·열 효율(Efficiency) 향상을 핵심으로 한 ‘CUBE’ 전략을 공개했다. 평면 보드 면적을 확장하는 대신 HBM을 AI 가속기 위에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zHBM' 기술 개발이 골자다. 이를 통해 HBM4E 대비 성능을 최대 8배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 이동 자체가 병목이라는 '메모리 벽' 진단을 내놓고, 2.5D·3D 패키징과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기반 메모리 풀링 등으로 이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메모리 기업이 부품 공급자를 넘어 하이퍼스케일러·주문형 반도체(ASIC) 설계사와 함께 설계하는 '코디자인 파트너'로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삼성전자가 패키징의 수직 적층 집적도를 높여 밀도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라면, SK하이닉스는 칩 설계 단계부터 고객사와 구조 자체를 공동 개발하는 접근법을 취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건물 층수를 높여 집적도를 최적화하는 데 집중한다면, SK하이닉스는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건물 구조 자체를 맞춤형으로 바꾸려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함께 메모리 3사로 꼽히는 마이크론도 차세대 로드맵을 선보인다. 마이크론은 엔비디아 '베라 루빈'용 36GB 12단 HBM4를 양산 중이며, 1감마(1γ) 공정 기반의 HBM4E는 내년 양산이 목표다. 마이크론은 베이스 로직 다이 생산을 TSMC 파운드리에 일괄 위탁하는 방식으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 부품사 중 처음 참가한 삼성전기는 기판 소재 혁신을 통한 전송 병목 해소 전략을 제시한다. 강두안 부사장은 세미콘 타이완 내 전략 소재 콘퍼런스에서 차세대 AI 인프라를 위한 유리기판(글라스 기판)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FC-BGA) 대비 더 많은 신호 배선을 촘촘히 연결하면서도 열 왜곡과 신호 손실을 크게 줄여 AI 칩의 데이터 병목을 해소할 대안으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세종 파일럿 라인을 통해 시제품을 평가 중이며, 동우화인켐과의 합작법인 '글라셈(GlaSSEM)'을 거쳐 오는 2028년 상용 양산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이번 대만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6에 참가한 이유로는 대만이 파운드리 1위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TSMC를 비롯해 팹리스, 소부장 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지로 꼽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행사의 해외 기업 전시관인 '글로벌 파빌리온'은 참가국이 역대 최다인 18개국으로 늘었고, 부스 수도 62개에서 220개로 250% 이상 증가했다. 대만 경제부는 "대만은 설계·제조·패키징·테스트에 이르는 완전한 반도체 가치사슬을 갖추고 글로벌 생태계에서 핵심적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미콘 타이완은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주관하는 반도체 설계·제조·테스트·패키징 분야 국제 전시회로 아시아 최대 규모로 꼽힌다. 이번 행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엔비디아·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가 대거 참가했다.

유덕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ude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