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EU 규제 안개에 멈칫한 체코 현대차…협력사 라인도 멈춰 서나

글로벌이코노믹

EU 규제 안개에 멈칫한 체코 현대차…협력사 라인도 멈춰 서나

- HMMC 경영진 "유럽 규제 불확실성이 노쇼비체 차종 배치에 직접 영향 미쳐"
- 지난해 체코 생산량 27만 6175대로 16.6% 감소 속 순이익 59.8% 급감
- 신차 배정 지연 시 현지 진출 부품 협력사 가동률 하락과 고용 불안 우려
현대자동차 체코 생산법인이 유럽연합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노쇼비체 공장의 차기 생산 차종 배치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 체코 생산법인이 유럽연합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노쇼비체 공장의 차기 생산 차종 배치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현대자동차 체코 생산법인이 유럽연합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노쇼비체 공장의 차기 생산 차종 배치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체코 자동차산업협회 매체 오토삽은 9월 9일(현지시각) 페트르 미흐니크 HMMC 행정부문 책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본사가 규제 변수를 고려해 글로벌 생산지 간 물량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원산지 규정 강화와 탄소 감축 목표 논의가 장기화하면서 체코에 동반 진출한 한국 부품 협력사의 생산라인 가동률에도 변동 압력이 커지는 구조다.

EU 원산지 규정 혼선


미흐니크 책임자는 현재 체코 공장이 마주한 가장 중대한 문제로 유럽연합 규제의 불확실성을 지목했다. 그는 "EU 규제의 최종 결과가 어느 방향으로 정해지는지에 따라 어느 모델을 어디서 생산하는 것이 유리한지 판단이 달라진다"고 밝혔다.
한국 본국에서 완성차를 만들어 유럽으로 들여오는 방안과 유럽 부품사를 활용해 역내에서 제조하는 방안 사이의 득실 계산이 한층 복잡해졌다는 설명이다.

계획 수립을 가로막는 변수는 원산지 요건과 탄소 감축 기준이다. 유럽연합은 배터리를 제외한 자동차 부품 가치의 70% 이상을 역내산으로 채우도록 요구하는 '메이드 인 EU' 구상을 논의하고 있다.

2035년 차량 무공해 전환 목표를 둘러싼 세부 지침 확정 지연도 혼선을 더한다. 미흐니크 책임자는 "역내 조달 강제보다 자유무역협정 체결국과의 협력이 소비자 가격 안정에 더 효과적"이라고 짚었다.

실적 둔화 속 신차 대기


규제 혼선은 공장 실적이 둔화한 시기에 겹쳤다. 노쇼비체 공장의 2025년 생산량은 27만 6175대로 2024년 대비 약 5만 5000대 줄었다. 전년 생산량 대비 16.6%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전년보다 15% 줄어든 1597억 1000만 코루나(10조 2533억 원), 순이익은 64억 2000만 코루나(약 4119억 원) 감소한 43억 2000만 코루나(약 2772억 원)에 그쳤다.

전년 순이익 대비 감소율은 59.8%에 달했다. 생산 물량 감소에 원자재 비용 상승과 시장 경쟁 심화가 맞물린 결과다.

공장은 모델 노후화에 따른 신차 대기 국면을 통과하고 있다. 2026년 10월 파리 모터쇼에서 유럽 최초 공개를 앞둔 5세대 신형 투싼은 연내 노쇼비체 공장에서 양산 투입을 준비한다.

코나 후속과 추가 전동화 모델 도입도 순차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2027년 생산 믹스는 전동화 차량 약 50%, 내연기관 차량 약 5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사우디아라비아 현대차 공장이 가동되면 전체 생산의 5%를 차지하던 중동 수출 물량은 단계적으로 이관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현지 협력사 공급망 파급


유럽 규제 향방은 노쇼비체 공장을 넘어 현지에 동반 진출한 한국 부품 가치사슬 전반에 직결된다. 현대모비스 체코 배터리 조립 공장과 현지 차체·섀시 협력사들은 노쇼비체 단일 완성차 조달망에 부품을 직납하는 구조다. 신차 배치가 전동화 차종 중심으로 급변하거나 생산 투입 일정이 늦춰지면 부품사들의 설비 가동률 하락과 고용 유지 부담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유럽연합의 조달 기준이 확정되지 않으면 한국산 핵심 소재를 납품하는 밸류체인 전반의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된다. 역내 조달 비율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한국에서 조달하던 부품망을 유럽 현지로 대체해야 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유럽연합이 부품 조달 요건을 완화하거나 한국을 비롯한 자유무역협정 체결국 생산품을 동등하게 인정할 경우 부품 공급망의 충격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수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원산지 규정 개정안 확정 시점과 투싼 후속 전동화 라인업의 구체적인 양산 배치 일정이 향후 핵심 관전 포인트다. 규제 명확성이 확보되어야 현지 진출 부품 협력사들의 설비투자 재개와 공급 물량 정상화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