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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위기가 부른 횡재"… 中 조선업, 이란 전쟁 여파에 상반기 수주 2.7배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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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위기가 부른 횡재"… 中 조선업, 이란 전쟁 여파에 상반기 수주 2.7배 '폭증'

중국 상반기 신규 수주 1억 2,106만 DWT 달성… 글로벌 수주 점유율 82% 독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원거리 유조선 발주 쇄도… 국영 CSSC·민간 헝리중공업 수주 잭팟
美 항만 입항세 1년 유예 속 선제적 도크 확장이 결실… 일감만 '7년 치' 3억 6,325만 DWT 확보
중국 헝리조선소 전경. 사진=헝리조선소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헝리조선소 전경. 사진=헝리조선소

미국 주도의 이란 군사 충돌과 중동 분쟁 격화가 글로벌 에너지 운송 항로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면서, 지정학적 위기의 최대 수혜자로 중국 조선업계가 급부상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페르시아만을 통한 원유 운송이 차질을 빚자,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대서양·미주 등 원거리 항로에서 원유를 조달하려는 아시아 및 글로벌 선주들의 대형 유조선(탱커) 발주가 전례 없는 규모로 쏟아져 나온 결과다.

중국선박공업협회(CANSI)가 발표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조선업계의 신규 수주량은 재화중량톤수(DWT) 기준 1억 2,106만 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7배 급증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전 세계 신규 선박 건조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14%포인트 상승한 82%에 달해 글로벌 건조 물량의 압도적 대다수를 독식했다.

9월 19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중국 신양발 보도에 따르면, 중국 조선소들은 수년 전부터 추진해 온 과감한 도크 확장과 친환경 선박 규제 선제 대응에 힘입어 한·일 조선소의 제한된 슬롯(건조 공간) 한계를 파고들며 폭발적인 반사이익을 챙겼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가 촉발한 '유조선 발주 광풍'


이번 수주 폭증의 직접적 도화선은 중동 사태에 따른 해상 물류 차질이다.

페르시아만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극도로 제한되면서 중동 석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거나 북미·남미 등 먼 거리에서 대체 원유를 실어 날라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운항 거리가 비약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동일한 원유를 수송하는 데 필요한 유조선 척수가 급증했고, 이는 심각한 선복량 부족 공포로 이어졌다.
덴마크 해운협회 BIMCO에 따르면, 지난 7월 글로벌 유조선 신규 건조 계약은 연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Clarkson Research)의 스티븐 고든 총괄은 복잡해진 글로벌 지정학적 안보 위기 속에서 장기 수송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에너지 화주와 선주들의 절박한 수요가 유조선뿐만 아니라 액화가스 운반선과 벌크선 등 전 선종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영 CSSC 수주 2배 급증·민간 헝리 207척 싹쓸이… 7년 치 일감 장악


폭발하는 발주 물량은 중국의 국영 및 민간 조선소로 고스란히 흘러 들어갔다.

세계 최대 조선 그룹인 국영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은 상반기 신규 수주량이 2,245만 DWT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폭증했다고 밝혔다.

민간 대형 조선사인 헝리중공업(Hengli Heavy Industry) 역시 올해 상반기 동안에만 총 207척의 선박을 수주해 2025년 연간 총 수주량인 115척을 단 반년 만에 훌쩍 뛰어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따라 올해 6월 말 기준 중국 조선업계의 전체 수주잔고는 3억 6,325만 DWT에 달했다.

이는 2025년 중국 전체 조선소가 완공해 인도한 선박 물량을 기준으로 볼 때 향후 7년 동안 쉴 새 없이 도크를 가동해야 소화할 수 있는 천문학적인 일감이다.

美 항만 입항세 1년 유예의 틈새… 韓·日 슬롯 부족 속 '독점 굳히기'


이러한 중국 조선업의 독주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조선업 부활을 외치며 추진했던 대중 견제 조치가 일시적으로 멈춘 틈을 타 더욱 가속화됐다.

과거 세계 최강의 건조 역량을 자랑하던 미국은 현재 중국 건조 생산 능력의 0.5% 미만으로 전락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를 통해 중국산 선박에 대한 입항 수수료 부과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중국 정부의 핵심 광물 및 희토류 수출 통제 보복에 부딪혀 지난해 가을 해당 수수료 징수를 1년간 전격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제재 리스크로 관망세를 취하던 글로벌 해운사들은 유예 결정 직후 기다렸다는 듯 중국 조선소로 주문을 쏟아부었다.

한국과 일본 역시 대형 선박 건조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과거 오랜 조선업 불황기를 거치며 구조조정을 단행해 도크 수와 생산 인력을 대폭 축소한 탓에 단기간에 쏟아진 글로벌 선주들의 주문을 모두 받아내지 못했다.

반면 중국은 2024년경부터 정부의 전폭적인 금융 지원을 등에 업고 도크 설비를 공격적으로 확장해 왔으며, 이 유휴 생산 역량이 중동발 에너지 수송선 특수를 온전히 흡수하는 결정적 무기가 됐다.

다만 올가을로 예정된 미국의 중국산 선박 입항세 유예 조치 만료와 이달 말 워싱턴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의 통상 의제 조율 결과는 중국 조선업의 장기 독주 체제에 중대한 외교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란 전쟁이 촉발한 글로벌 해상 무역로 재편과 중국 조선업의 수주 독점은, 지정학적 에너지 위기가 국가 주도로 도크를 선제 확장해 둔 중국 제조업에 막대한 반사이익을 안겨준 역설적 단면을 보여준다.

아울러 미국의 제조업 재건 의지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대체 건조 인프라가 부재한 상황에서 글로벌 해운 공급망의 대중국 하드웨어 의존도가 되돌리기 힘든 수준까지 심화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강력한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