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국가산단 제조역량에 삼성 투자·정부 지원 결집…핵심부품·양산 거점 도약
구미 제조·포항 R&D·대구 로봇산업 연계…기업·일자리·인재 유입 기대
구미 제조·포항 R&D·대구 로봇산업 연계…기업·일자리·인재 유입 기대
이미지 확대보기대한민국 대표 제조도시 구미가 휴머노이드 로봇산업의 핵심 제조거점으로 도약할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9월 30일 대구·경북을 로봇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이번 지정에는 구미·포항과 대구가 통합된 형태로 참여했으며, 구미 1~5국가산업단지가 특화단지 구역에 포함됐다.
특히 이번 지정은 단순히 새로운 산업단지가 조성되는 차원을 넘어 구미가 그동안 축적해 온 전자·기계·부품 제조 역량을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AI 로봇 20만 대 보급과 양산 기반 마련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가 차원의 로봇산업 육성정책도 본격화하고 있다.
■ ‘전자도시 구미’에서 ‘휴머노이드 제조도시’로
구미의 가장 큰 경쟁력은 이미 갖춰진 제조 기반이다.
구미 1~5국가산업단지에는 약 3천여 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전자·기계·장비 분야의 부품 공급망이 형성돼 있다. 경북도는 이러한 산업 기반을 활용해 구미를 로봇 핵심부품과 완제품의 제조·양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모터와 감속기, 액추에이터, 센서, 제어기, 배터리 등 다양한 첨단부품이 결합되는 산업이다.
따라서 기존 제조기업의 기술력을 로봇산업으로 전환하고 부품 국산화와 양산 능력을 높이는 것이 향후 경쟁력 확보의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역 제조업계에서는 이번 지정이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구미지역 제조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구미는 이미 정밀부품과 전자·기계 제조 경험이 축적돼 있어 로봇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며 “중소기업들이 실제 로봇 공급망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금융·장비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 삼성 투자와 국가 지원…지역경제 선순환 기대
구미 로봇산업의 또 다른 성장동력은 대기업 투자와 정부 정책의 결합이다.
삼성전자는 구미에서 로봇 분야를 포함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제시했고, 정부의 특화단지 지정까지 더해지면서 지역 로봇산업에 새로운 수요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구미시는 대기업 투자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수요를 지역 중소·중견기업의 기술개발과 공급망 진입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부품기업의 매출 확대와 설비투자, 신규 기업 유치,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구미의 산업 생태계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구미 시민의 입장에서는 산업단지의 변화가 지역경제와 생활에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지는지가 관심사다.
지역 시민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기업 투자가 발표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지역 기업의 매출과 청년 일자리 증가로 이어져야 한다”는 기대가 크다.
한 시민은 취재 과정에서 “구미가 과거 전자산업으로 성장했다면 앞으로는 로봇과 AI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됐으면 한다”며 “젊은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구미에서 일하고 정착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구미 제조·포항 연구·대구 로봇…‘초광역 생태계’ 구축
이번 특화단지의 또 다른 특징은 구미와 포항, 대구의 산업 역량을 하나의 밸류체인으로 연결한다는 점이다.
구미는 부품과 양산, 포항은 연구개발과 현장 실증, 대구는 로봇기업과 소프트웨어 역량을 활용하는 구조다.
경북도는 약 6천억 원을 투입해 초격차 K-휴머노이드 경쟁력 강화, 로봇 생태계 구축, 전문인력 양성, 미래 첨단기반 조성 등 4대 전략을 추진하고 제품개발 30종 이상, 기업육성 150곳, 보급·확산 100건 이상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포항에는 포스텍과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등 연구 기반과 철강·이차전지 등 로봇 수요처가 있고, 구미에는 대규모 제조 기반이 있어 양 지역을 연결하면 연구개발부터 생산과 실증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 ‘특화단지 지정’ 이후가 더 중요…기업 참여·인재 확보 과제
기대만큼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특화단지 지정 효과를 실제 기업 투자와 생산, 수주, 고용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특화단지에 입주하거나 기존 산업단지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중소·중견기업이 로봇 분야로 사업을 전환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과 시험·인증, 실증, 금융지원 등을 촘촘하게 연결할 필요가 있다.
또 휴머노이드 산업은 기계·전자·AI·소프트웨어가 융합되는 분야인 만큼 전문인력 확보도 핵심 과제다.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이 공동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졸업생들이 지역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계에서는 “로봇산업은 단순히 공장 하나를 유치한다고 생태계가 완성되는 산업이 아니다”며 “핵심부품 기업, 소프트웨어 기업, 연구기관, 수요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장기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구미시 역시 기존 제조기업의 로봇 분야 사업전환과 기술 고도화를 지원하고 국내외 유망 로봇기업과 연구기관을 유치해 특화단지의 산업적 효과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반도체에 이어 로봇 분야에서도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것은 구미의 첨단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고 대한민국 휴머노이드 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새로운 전환점”이라며 “핵심부품 개발과 생산·실증, 사업화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기업과 기술·인재가 모여드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해 구미를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와 경쟁하는 글로벌 로봇산업 핵심거점으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구미는 반도체와 방산에 이어 로봇 분야에서도 국가첨단전략산업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이제 관심은 ‘특화단지 지정’이라는 출발점에서 얼마나 많은 지역기업이 로봇 공급망에 참여하고, 실제 투자와 생산, 일자리로 연결하느냐에 쏠린다.
과거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던 구미의 제조 경쟁력이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라는 새로운 산업과 결합하면서 구미가 미래 제조산업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광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wang247@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