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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앤스로픽의 '개발 일시중단' 경고 묵살"… 中, 한 달 새 AI 모델 16개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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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앤스로픽의 '개발 일시중단' 경고 묵살"… 中, 한 달 새 AI 모델 16개 쏟아냈다

딥시크·샤오미·알리바바 등 9월에만 16개 신규 출시… 3분기 대형 모델 출시 전 분기 압도
美 최신 모델比 추론 비용 20~50분의 1 수준… '초저가 경량화·에이전트'로 시장 장악 노려
美 "인류 생존 위협·증류 훈련 규제" 촉구… 中, 국산 칩 탑재 및 독자 안전 통제로 정면 돌파
앤스로픽 로고는 5월 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회사가 주최한 행사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앤스로픽 로고는 5월 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회사가 주최한 행사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생성형 인공지능(AI) 대표 주자인 앤스로픽(Anthropic)이 AI 통제권 상실과 인류 생존 위험을 경고하며 글로벌 개발 속도조절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중국 테크 업계는 아랑곳하지 않고 한 달 새 16개의 신규 AI 모델을 쏟아내며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워싱턴 정상회담을 전후해 미국 진영에서 "초지능 AI의 폭주를 막기 위해 개발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으나, 국가적 차원에서 기술 자립과 산업 생산성 혁신을 꾀하는 중국은 오히려 저비용 경량화 모델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침투를 가속하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 개발사들은 미국의 대표적인 상용 모델과 비교해 20분의 1에서 최대 5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파격적인 API 가격 경쟁력을 무기 삼아 전 세계 AI 에이전트 시장의 토큰 수요를 급속히 흡수하고 있다.

10월 7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딥시크(DeepSeek)와 샤오미,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의 10대 핵심 AI 기업이 지난 9월 한 달 동안 정식 공개한 신규 모델은 이미지·오디오 생성 모델을 포함해 총 16개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페이스 버니 알파' 등 기습 공개… 3분기에만 20개 대형 모델 출시


중국 기업들의 모델 공세는 정밀하고 기민했다.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당일, 오픈라우터(OpenRouter) 등 글로벌 AI 통합 플랫폼에는 '스페이스 버니 알파(Space Bunny Alpha)'라는 정체불명의 익명 모델이 기습 등록됐다.

압도적인 추론 성능으로 글로벌 개발자들 사이에서 단숨에 사용량 1위를 차지한 이 모델은 중국 유니콘 미니맥스(MiniMax)가 보안 테스트를 위해 은밀히 배포한 'M3.1-Flash-Preview' 모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AI 벤치마킹 플랫폼 벤치LM(BenchLM)에 따르면, 중국 8대 개발사가 7~9월(3분기)에 내놓은 대형언어모델(LLM)만 20개에 달했다.

이는 1분기(2개), 2분기(17개)를 뛰어넘는 가파른 증가세다.

같은 기간 미국 진영이 발표한 모델 수(59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특정 월 단위에서는 중국의 신제품 발표 수가 미국을 넘어서는 등 양적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사토 이치로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NII) 교수는 "과학 연구와 전통 제조업 전반의 체질 개선을 위해 AI를 국가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은 중국이 미국의 속도조절 요구에 응해 개발 발걸음을 늦출 이유는 전혀 없다"고 분석했다.

"가격은 50분의 1"… 토큰 폭식하는 'AI 에이전트' 시장 정조준


중국 AI 진영의 최대 강점은 극단적인 '비용 대비 성능(가성비)'이다.

딥시크의 'V4.1-Flash', 즈푸 AI(Z.ai)의 'GLM-5.3-FlashX', 미니맥스와 샤오미의 경량 플래시 모델들은 매개변수를 최적화해 구동 연산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자율적으로 연속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데이터 처리 단위인 '토큰' 소비량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자, 개발사들 사이에서 저비용 모델 수요가 폭증한 점을 영리하게 파고든 것이다.

미국 리서치 기업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에 따르면, 순수 지능 벤치마크 점수에서는 여전히 오픈AI와 앤스로픽의 최첨단 폐쇄형 모델이 중국을 앞서고 있다.

그러나 동일한 업무를 수행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비교하면, 앤스로픽의 최상위 모델은 딥시크나 샤오미 신제품보다 20배에서 최대 50배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 역시 8월 2.4조 파라미터 모델 공개에 이어 최대 10조 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초대형 모델 개발을 천명하며 기술적 상한선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앤스로픽 "인류 생존 위험" vs 中 "화웨이·국산 칩으로 자립 돌파"


미국 테크 업계는 중국의 무차별적 확장에 깊은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강력한 AI의 통제 상실은 인류 생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으며, 특히 권위주의 체제인 중국의 AI 패권 장악은 전 세계에 심각한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앤스로픽은 향후 기업공개(IPO) 투자설명서에도 이러한 AI 위험성을 공식 명시할 방침이다.

아모데이 CEO는 미국 정부를 향해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뿐 아니라, 중국 개발사들이 서구 선도 모델의 출력 데이터를 활용해 자사 모델을 학습시키는 '모델 증류(Distillation)' 기법까지 전면 차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중국의 기술 자립망은 오히려 견고해지고 있다.

음성 AI 전문사 아이플라이텍(iFlytek)과 국영 차이나텔레콤은 지난달 순수 중국산 가속기 칩으로 사전학습과 추론을 완료한 토종 모델을 공식 공개했다.

화웨이 역시 차세대 AI 칩셋 라인업을 앞세워 엔비디아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동시에 중국 정부 역시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독자적인 AI 통제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있다.

딥시크의 량원펑(Liang Wenfeng) CEO는 최근 AI 에이전트의 비정상적 일탈 행위를 제어하고 안전 훈련을 강화하는 자체 연구 논문을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미국 메타(Meta)가 추진하던 중국계 AI 스타트업 마누스(Manus) 인수를 중국 당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무산시키고 지분을 전량 회수하게 한 사례처럼, AI를 둘러싼 미·중 양국의 충돌은 단순한 기술경쟁을 넘어 양보 없는 '체제와 규범의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