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0달러 세액공제 종료 후 미국 수요 회복 지지부진…하이브리드·중고차로 수요 이동
유럽은 고유가·배출 규제 유지·중국산 모델 확대로 전기차 비중 5.5%포인트 상승
포드 68%·GM 43% 급감 속 현대차 북미 CEO "전기차 절대 포기 안 한다"
유럽은 고유가·배출 규제 유지·중국산 모델 확대로 전기차 비중 5.5%포인트 상승
포드 68%·GM 43% 급감 속 현대차 북미 CEO "전기차 절대 포기 안 한다"
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유럽의 친환경차 시장이 보조금 정책과 규제 환경에 따라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영국 글로벌 통신사 로이터는 10월 8일(현지시각) 시장조사기관 모터 인텔리전스 등의 집계를 인용해 올해 1~9월 미국 전기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0.7% 줄어 신차 시장 점유율이 6%에 머문 반면, 유럽은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이 23.2%로 뛰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양극화는 연방 보조금 소멸과 충전 인프라 불안정에 직면한 미국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와 중고 전기차로 발을 돌린 반면, 유럽은 엄격한 배출 규제와 유가 상승 여파로 친환경차 전환에 속도가 붙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보조금 사라진 미국, 하이브리드·중고차로 수요 이탈
미국 시장에서는 핵심 연방 보조금인 7500달러 세액공제 혜택이 1년 전 만료된 이후 수요 회복이 눈에 띄게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미국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했던 비중은 8.5%였으나, 올해는 6%로 주저앉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와 손잡고 전기차 지원 예산을 없애고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한 점도 성장을 멈춰 세운 주요인으로 꼽힌다. 높은 관세와 중국산 소프트웨어 규제까지 겹치면서 가성비 높은 수입 전기차의 진입도 크게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와 딜러들은 내연기관의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와 중고 전기차를 적극 찾고 있다. 올해 1~9월 미국 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늘어나며 전체 신차 판매의 15.6%를 점유했다.
아울러 시장조사기관 카구루스에 따르면 동기간 중고 전기차 판매량도 19% 증가해, 고물가 속에서 연료비 부담을 낮추려는 실속형 수요가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음을 방증했다.
유럽, 고유가·배출 규제·신모델 확대로 친환경차 영토 넓혀
지정학적 리스크 여파로 연료 가격이 치솟으면서 전기차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유지비 대안으로 부각된 영향이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의 강력한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 공세를 이어간 점도 주효했다. 교통환경(Transport & Environment) 단체 집계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유럽에서 판매된 승용·상용 전기차 모델은 150종을 넘어섰다.
2만 5000유로(약 3757만원) 미만의 보급형 모델들이 대거 가세하고 주요국들이 세제 혜택을 제공하면서, 중국산 수입 전기차를 비롯한 다양한 선택지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전통 제조사 위축 속 현대차의 전동화 정면 돌파
미국 시장에서 보조금 중단의 타격은 기존 대중 완성차 브랜드들에 고스란히 집중됐다. 올해 1~9월 포드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는 68% 급감했고 제너럴모터스(GM) 역시 43% 줄어들며 큰 타격을 입었다.
혼다는 북미 시장에서 일부 전기차 생산 라인 운영을 중단하고 하이브리드 판매 역량을 확대하겠다는 수정 전략을 내놓았다. 반면 전기차 전문 브랜드인 테슬라는 같은 기간 판매량이 14% 줄어드는 데 그쳐 시장 평균보다 선방했고, 리비안은 신형 SUV R2 출시 효과로 판매가 29% 뛰어올랐다.
현대자동차는 불황 속에서도 전동화 노선을 굳건히 지키는 정면 돌파 전략을 택했다. 랜디 파커 현대차 북미법인 CEO는 최근 휘발유 가격 상승세와 맞물려 딜러들과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다시 찾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파커 CEO는 "우리는 절대로 전기차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북미 시장 내 전동화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의 권역별 양극화와 한국 공급망 파급 전망
미국 시장의 지원 공백과 유럽의 규제 드라이브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희비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당분간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와 중고차 중심의 방어적 소비가 이어지는 반면, 유럽에서는 신차 모델 다변화와 엄격한 환경기준을 바탕으로 친환경차 생태계가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자동차와 배터리 공급망 역시 이 같은 권역별 시장 파편화에 맞춰 북미의 유연한 파워트레인 대응과 유럽의 하이엔드 전동화 공략을 이원화하는 정교한 전략적 조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