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시행 계약 45건 중 35건, 분양수입 전 수수료 60~80% 지급 조건
12월 선정기준·표준동의서·표준협약서 마련…법 개정은 국토부에 건의
12월 선정기준·표준동의서·표준협약서 마련…법 개정은 국토부에 건의
이미지 확대보기서울시가 소규모주택정비사업 조합원을 상대로 공동시행 건설업자의 업무와 수수료, 책임 범위를 계약 단계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한다. 서울시가 분석한 계약에서는 수수료 총액과 산정 기준을 공개하지 않은 채 분양수입이 발생하기 전에 수수료 대부분을 지급하도록 한 사례가 확인됐다. 조합원은 공동시행자를 선택하거나 계약에 동의하기 전에 수수료가 얼마인지, 어떤 업무를 맡기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책임지는지 살펴야 한다.
서울시는 10월 기준 공동시행에 참여 중인 건설업자 3곳의 45개 구역 계약서를 분석하고, 조합 2곳을 대상으로 실태점검을 진행했다고 2일 밝혔다. 시는 이를 토대로 12월 중 공동시행자 선정기준과 표준동의서·표준협약서를 마련해 자치구와 조합에 배포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에는 공동시행자의 선정·협약 기준을 법에 반영하고, 건설업자가 공동시행자로 참여하면 시공자 책임도 지도록 법 개정을 건의했다.
수수료율은 2~2.8%…예상 총액·산정 기준은 계약서에 없어
서울시가 분석한 45건의 계약은 모두 공동시행 수수료를 총매출액의 2.0~2.8%로 정했다. 시는 업계에서 통상 사용하는 분양수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같은 업무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에게 맡길 때 드는 용역비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선지급 조건도 문제로 지적됐다. 45건 중 35건은 조합이 분양수입을 얻기 전인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까지 수수료의 60~70%를 지급하도록 했다. 착공 때까지 지급하는 금액이 최대 80%에 이르는 계약도 있었다.
공동시행은 자금력과 전문성이 부족한 조합을 건설업자가 초기부터 지원하도록 도입된 제도다. 하지만 서울시 분석에서는 자금조달 업무가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곳이 대다수였고, 시공자는 조합이 별도로 선정해야 했다. 사업 초기부터 관여하는 사업자에게 비용을 먼저 지급하면서도 실제 자금조달이나 시공 책임은 계약에서 분명하게 확인하기 어려웠던 셈이다.
조합원 과반 동의로 선정…업무·책임은 불명확
선정 절차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는 입찰공고와 복수 업체 경쟁, 총회 의결을 거쳐 선정하지만, 공동시행 건설업자는 조합원 과반수 동의만으로 선정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 차이 때문에 경쟁과 사업 수행 역량 검증을 우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공동시행 건설업자가 조합설립 동의 관련 업무와 사업성 검토, 시행계획서 작성,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 등 정비업체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계약상 업무 범위와 책임은 명확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소수 업체가 여러 사업장을 동시에 맡아 인력과 자금이 분산될 경우 개별 조합의 사업관리가 부실해질 우려도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주요 사항은 공동시행자 선정 때 입찰공고와 총회 평가배점표가 일치하지 않은 사례, 동의서에 건설업자의 자격·역할·수수료를 기재하지 않은 사례, 총회 의결 없이 용역계약을 체결하거나 비용을 초과 지급한 사례 등이다. 착공 때까지 수수료 80%를 선지급하거나 회의 속기록을 보관하지 않고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사례도 포함됐다.
서울시가 12월 마련할 기준은 세 가지다. 선정기준에는 공동시행 건설업자와 등록사업자의 선정 방법·절차, 입찰제안서 등이 담긴다. 표준동의서는 건설업자 정보와 예상 수수료 총액을 조합원이 사전에 알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표준협약서는 선정된 사업자의 업무 범위와 책임, 수수료 산정 기준을 담을 예정이다.
시는 기존 정비사업 표준협약서에 담긴 이행보증, 사업비 공동계좌, 금품·이권 개입 금지, 자금대여 관련 규정이 분석 대상 계약에 대부분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표준협약서에는 이런 관리·책임 장치가 어느 수준으로 반영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법 개정 전 서울시 자체 기준부터 추진
서울시는 공동시행 자체를 제한하기보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8월과 10월 두 차례 국토교통부에 소규모주택정비법 개정을 건의했다. 공동시행자의 선정·협약 기준을 정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건설업자가 공동시행자로 참여하면 시공자로서 책임도 지도록 법에 명시하자는 내용이다. 등록사업자가 공동시행에 참여해 규제를 피하는 일을 막기 위해 등록사업자에도 건설업자와 같은 규제를 적용해 달라는 건의도 포함됐다.
또한 서울시는 법 개정 전이라도 자체 선정기준과 표준서식을 마련하고, 시·자치구·외부전문가 합동으로 공동시행자 선정 절차와 계약, 자금관리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점검 결과는 해당 조합에 통보해 조합원에게 공개하도록 한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공동시행을 선택한 조합원이 큰 수수료 부담을 떠안아서는 안 된다"며 "법 개정 전에도 표준협약서 적용과 건설업자별 추가 점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전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040sys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