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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 매출 50% 늘 때 비용 77% 급증…영업적자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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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 매출 50% 늘 때 비용 77% 급증…영업적자 전환

AI 인프라 장기 약정 8954억달러 공개…2030년까지 4475억달러 집행 예상
3분기 매출 170억달러에도 컴퓨팅 비용 급증…IPO 앞두고 수익성 시험대
앤스로픽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앤스로픽 로고.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이 올해 3분기 매출을 전 분기보다 약 50% 늘렸지만 컴퓨팅과 인프라 비용은 77% 급증하면서 영업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개한 최신 재무자료에서는 향후 수년간 AI 연산능력과 기반시설 확보에 약 8954억달러(약 1203조3000억원)를 지출하기로 약정한 사실도 드러났다.

AI 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반도체와 전력, 데이터센터 확보 비용이 매출보다 더 빠르게 늘면서 투자자들의 수익성 검증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앤스로픽이 기업공개를 앞두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수정 증권신고서에서 이같은 재무실적과 대규모 인프라 지출 약정을 공개했다고 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매출 50% 증가에도 인프라 비용 77% 급증


앤스로픽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70억달러(약 22조8500억원)로 전 분기보다 약 50% 증가했다.

다만 올해 초에 비해서는 매출 성장 속도가 둔화됐다.

같은 기간 반도체와 전력, 데이터센터 등 컴퓨팅 인프라 관련 비용은 56억달러(약 7조5300억원)에서 99억달러(약 13조3000억원)로 77% 급증했다.

매출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비용 상승세다.
특히 3분기 데이터센터 비용은 매출의 58%에 달했다. 2분기 48%에서 10%포인트 높아졌다.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데이터센터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오히려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비용 증가로 앤스로픽의 영업실적도 악화됐다.

앤스로픽은 2분기 9억7400만달러(약 1조3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3분기에는 5억6700만달러(약 76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FT에 따르면 3분기 추가로 발생한 43억달러(약 5조7800억원)의 컴퓨팅 비용이 영업적자 전환의 주요 원인이었다.

앤스로픽은 “클로드를 비롯한 AI 제품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단기적으로 고가의 컴퓨팅 계약을 체결해야 했고 이같은 계약이 3분기 영업이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앤스로픽의 AI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더라도 이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 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가 향후 수익성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부상한 셈이다.

◇8954억달러 장기 약정 첫 공개…절반가량 2030년까지 집행


이번 수정 증권신고서에서 가장 주목되는 내용 가운데 하나는 앤스로픽의 장기 인프라 지출 약정이다.

앤스로픽은 AI 연산능력과 관련 기반시설 확보를 위해 총 8954억달러의 구매 및 임대 약정을 체결했다고 처음으로 직접 공개했다.

이 가운데 4475억달러(약 601조4000억원)는 2030년 말까지 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약정액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8954억달러는 이미 집행한 투자금이 아니라 향후 구매계약과 임대계약에 따라 발생할 지출을 포함한 약정액이다.

앤스로픽은 급증하는 AI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 등 대규모 인프라를 장기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FT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만 매달 30억달러(약 4조300억원)가 넘는 금액을 지출하기로 약정했다.

이처럼 거액의 장기 계약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매출 성장세가 대규모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유지될지 주목하고 있다.

향후 컴퓨팅 비용 상승 속도가 매출 증가세를 계속 웃돌 경우 AI 서비스의 수요가 확대되더라도 영업수익성 개선은 지연될 수 있다.

◇순손실 233억달러로 감소…영업실적과 차이 커


앤스로픽의 3분기 순손실은 233억달러(약 31조3100억원)로 집계됐다.

2분기 순손실 662억달러(약 88조9700억원)와 비교하면 손실 규모가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앤스로픽은 이자수익으로 12억달러(약 1조6100억원)를 기록했다.

다만 순손실이 감소했다고 해서 본업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아니다.

영업실적은 오히려 2분기 흑자에서 3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FT는 이번 수정 신고서가 앤스로픽의 성장과 비용 증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이 앞으로 주목할 부분은 매출 증가 속도와 함께 AI 모델 개발 및 서비스 운영 비용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지다.

앤스로픽은 이번 신고서에서 최근 실적을 기준으로 연간 매출을 추산한 연환산 매출액을 새로 공개하지 않았다.

FT는 이 수치가 기업공개에 참여하려는 투자자들이 특히 주목할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가치 최대 2조달러 거론…IPO 수익성 검증 강화


앤스로픽은 이달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앤스로픽의 기업가치가 1조5000억~2조달러(약 2016조~2688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번 상장이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하면 지난 6월 스페이스X가 세운 860억달러(약 115조5700억원)의 조달 기록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미국 기술주 시장의 투자심리는 최근 약화된 상태다.

AI 투자 확대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 기술주와 반도체 관련 주식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나스닥100지수는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에 3.5% 떨어지며 1년여 만에 가장 부진한 월간 성적을 기록했다.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의 주가 흐름을 추적하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같은 날 7.2% 하락했다.

미국 증시는 2일 반등하며 일부 낙폭을 회복했다.

FT는 앤스로픽의 기업공개가 AI 산업의 성장 기대와 대규모 투자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는 시점에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앤스로픽이 경쟁업체 오픈AI 등과의 기술 경쟁을 이어가려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지만 투자자들은 그에 상응하는 수익 창출 능력도 확인하려는 상황이다.

◇AI 개발 속도 급격한 가속 가능성도 경고


이번 수정 신고서에는 AI 모델의 기술적 발전 속도와 안전성에 관한 새로운 위험 요인도 추가됐다.

앤스로픽은 최신 AI 모델의 능력이 이미 새로운 내부 안전조치 적용 기준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향후 모델은 자사의 책임 있는 확장 정책에서 정의하는 'AI에 기인한 극적으로 가속된 발전' 단계에 곧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앤스로픽은 2023년 AI 모델이 초래할 수 있는 대규모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책임 있는 확장 정책'을 도입했다.

이번 신고서는 AI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를 개발 과정에서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앤스로픽은 과거 개발 속도의 중대한 가속을 사전에 발견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으며 앞으로도 가속이 이미 발생한 뒤에야 이를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은 일주일 전 제출한 최초 증권신고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FT는 “앤스로픽이 AI 모델의 성능 발전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신속한 기술 혁신과 안전·보안 확보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새로운 과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앤스로픽은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비용 관리와 수익성 개선, 기술 안전성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