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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비들이 달빛 속에서 시를 읊었던 명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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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비들이 달빛 속에서 시를 읊었던 명월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2573)]

[글로벌이코노믹=김영조 문화전문기자] 옛 선비들은 시서화에 능했고 또 그를 무척이나 즐겼습니다. 그래서 봄이면 진달래화전과 함께 산에 올라 시를 지었고, 3월 삼짇날, 정원의 곡수(曲水)에 술잔을 띄우고 술잔이 자기 앞으로 떠내려 올 때까지 시를 읊던 연회 곧, 곡강연(曲江宴)도 즐겼지요. 또 중양절이면 수유 열매를 머리에 꽂고 역시 산에 올라 시회(詩會)를 했습니다. 그밖에 선비들은 달이 밝으면 명월대에 올라 시를 짓기도 했지요.

지금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명월리에 가면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7호 “명월대(明月臺)”가 남아 있습니다. 이 명월대는 명월리 중동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냇가에 있는 석대로 조선시대 말 유림과 시인 묵객들이 시를 읊던 곳입니다. 명월대가 있는 냇가 상류에서 하류에 이르기까지 100여 그루의 수백 년생 팽나무와 60여 그루의 푸조나무가 무리를 이루고 있어 자연 경관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간간이 흐르는 물소리가 정결하기 그지없는 곳입니다.
제주 명월대는 마을을 끼고 있는 냇가의 자연암벽 위에 8각형의 석축을 3단으로 쌓고 그 위에 원형의 반석을 만들었습니다. 그 옆에는 12×75㎝ 크기의 돌비가 세워져 있는데, 앞면에는 ‘明月臺(명월대)’라 음각되어 있지요. 또 명월대 가까이에는 1910년 무렵에 만든 제주도에서는 흔치 않은 돌다리도 있습니다. 명월대에 앉아 달빛을 벗 삼아 시를 읊으며 유유자적하던 선비들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