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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vs 현대제철 "이번엔 봉형강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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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vs 현대제철 "이번엔 봉형강 시장이다!"

현대제철 향한 포스코의 역습…포스코 봉형강 시장 진출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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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국헌 기자] 포스코의 봉형강 시장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봉형강 시장은 현대제철, 동국제강, 중국산 3파전이었으나 포스코의 시장침투로 4파전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봉형강 시장에서도 격돌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6월 준공한 베트남 봉형강 공장(POSCO SS VINA)에서 생산되는 철근과 H형강 등 봉형강 제품의 한국향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포스코가 해외법인에서 생산한 제품을 국내로 수출하는 일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포스코는 포스코 베트남 냉연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국내로 수출하며 재미를 본 바 있다.
POSCO SS VINA는 사실 포스코특수강이 투자한 공장이다. 세아베스틸이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하면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뻔 했지만 매각대상에서 제외되면서 3월부터 포스코의 해외 계열사로 남게된 법인이다. 6월 말 준공했고 현재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한 상태다. 베트남 호치민시에 위치해 있으며 연산 생산능력은 100만톤 규모다. H형강이 50만톤, 철근이 50만톤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향 수출 물량과 시기는 아직 검토 중인 단계이지만 한국향 수출은 확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포스코 강건재 사업부는 건설사들을 상대로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안에 한국향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POSCO SS VINA는 동남아시아 수요를 보고 지어진 것이지만 동남아시아의 철강 수요가 부진한데다 중국 철강사들의 난립으로 판로를 찾기가 쉽지 않아 한국향으로 수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록 포스코 국내 공장이 아닌 해외 공장에서 수입되는 것이지만 포스코 정식 명칭을 달고 나오는 첫 봉형강 제품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향 수출물량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정부의 중국산 H형강 수입재에 대한 반덤핑 제소로 중국산 수입량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포스코가 이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철근 수요 역시 호조세여서 포스코의 국내 봉형강 시장 진출이 비교적 성공적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미 봉형강 유통시장에서는 포스코가 베트남 봉형강 공장을 통해 한국으로 수출할 것을 1년 전부터 눈치재고 있었다. 유통업체 일부에서는 POSCO SS VINA의 제품 정식 수입을 고려하고 있는 업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품질과 가격이다. 설비가 워낙 최신식이어서 품질의 조기 확보는 시간문제일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가격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시장의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 유통업체들도 나오는 단가를 보고 구매를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다.
봉형강 유통업계 관계자는 "비록 해외법인에서 생산한다지만 포스코라는 네임벨류만으로 시장에서 포스코 봉형강 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편"이라며 "단가만 경쟁력 있게 나온다면 충분히 시장의 한 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봉형강 시장은 현대제철이 시장점유율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시장이다. 현대제철은 봉형강 업체였으나 고로를 3기까지 잇달아 투자하면서 판재시장까지 진출, 현재는 포스코의 자동차강판 시장까지 잠식하고 있다. 한 때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현대제철의 판재류 시장 공습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엔 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포스코가 지금껏 하지 않던 봉형강 시장을 POSCO SS VINA를 통해 정식으로 진출하는 것을 두고 '포스코의 역습'이라는 표현도 나오고 있다. 판재류 시장에서 격돌하던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싸움판이 봉형강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판재시장에서만 경쟁이 치열했으나 POSCO SS VINA의 한국향 수출이 본격화되면 봉형강 시장에서도 양사의 격돌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김국헌 기자 k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