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왜 한국지도를 반출하려 하나?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우리나라 5000분의 1 수치지도 대외 반출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관련업계 전문가들에 의해 “구글이 SK텔레콤으로부터 제공받은 5000분의 1 지도를 바탕으로 이미 불법으로 지도를 반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이에 본지는 구글이 우리나라 지도반출을 요구하면서 불거진 제반 이슈를 연속 시리즈로 점검해 본다. <편집자>지난 2004년 10월 구글은 디지털지도회사인 키홀(keyhole.com)을 인수한다. 이듬 해인 2005년 6월 구글은 이를 기반으로 한 구글어스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제 누구든지 마우스 클릭 몇 번만으로 전세계의 건물과 지형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2016년 현재 세계최고 정밀도의 표준지도(한 국가 전체가 똑같은 축척으로 만들어질 때 표준지도로 칭한다.)를 가진 한국은 지도 서비스와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의 중심지가 됐다.

그 첫 손에 꼽히는 것은 우리나라의 5000분의 1 축척 지도와 구글어스 영상지도 결합시 오차가 단 15cm에 불과한 초정밀지도가 생성되며, 이로 인해 국가보안 문제와 불거지게 된다는 점이다. 클라우드 지도서비스를 하므로 굳이 서버를 한국에 두면서까지 정기적 검수를 안받겠다면서도 지도는 달라는 구글의 궤변또한 빠질 수 없다. 탈세 지적도 결코 가볍지 않다. 구글 진출에 따른 산업 붕괴 우려, 국내업체 역차별 논란도 이어진다. 수조원 혈세로 구축한 지도를 그냥 넘겨달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에도 힘이 실린다. 게다가 미무역대표부(USTR)의 구글 측면 지원설까지 더해지면서 논란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구글이 한국지도 반출에 성공한다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인 5000분의 1 표준지도에 기반한 구글 위치기반서비스(LBS)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구글은 사실을 호도하는 발언조차도 공공연히 하고 있다. 지난 달 8일 미국 구글지도 반출 토론회 참석차 방한한 권범준 지도담당 매니저는 “다른 나라도 5000분의 1 (표준)지도를 제공한다”며 이들 국가도 마치 한국과 같은 표준지도를 갖고 있고, 제공하는 것처럼 말했다.국내의 한 지도전문가는 “한국의 5000분의 1 지도와 구글어스 영상지도 결합시 위치 오차가 15cm에 불과한 초정밀지도가 된다. 이는 안보문제와 직결된다. 구글이 전세계에 한국의 지도서비스를 할 때에는 영상지도를 필터링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구글은 애써 이를 외면하고 있는 듯 하다. 오히려 “수치지도 반출을 허용해 달라는데 왜 영상지도를 지우라고 하느냐?”며 동문서답이다. 핵무장한 북한과 대치중인 우리 현실에 대해서는 굳이 알은 체 하지 않고 있다. 그 틈을 “이미 다 노출된 내용에 대해 굳이 가리려 할 필요가 있느냐?”는 논리로 메꿔 나가고 있다. 하지만 구글어스를 검색해 보면 또다른 얘기가 펼쳐진다. 신기하게도 이스라엘 상공 구글어스 영상지도는 뿌옇게 처리돼 아무리 해도 확대해 볼 수 없다.
구글은 여기에 더해 지도반출만이 산업을 발전시키고 갈라파고스화를 막을 것이라는 논리까지 내놓기에 이른다.
전세계를 자신들이 만든 정보시스템으로 구축하려는 구글. 과연 세계유일의 5000분의 1 표준지도가 구글에게 가야만 한국이 세계적 정보화 강국이 되고 우리 산업계 생태계가 풍부해지고 우리의 삶이 더욱 풍요로와지는 걸까?
이재구 기자 j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