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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자의 친환경車] 현대차는 왜 수소차를 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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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자의 친환경車] 현대차는 왜 수소차를 미는가?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개막한 '2017년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수소연료전지 SUV 콘셉트카 'GV80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개막한 '2017년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수소연료전지 SUV 콘셉트카 'GV80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글로벌이코노믹 천원기 기자]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의 첫 번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로 ‘수소연료전지차’(수소차)를 선택했습니다. 미국에서 개막한 ‘2017 뉴욕 오토쇼’에서 선보인 ‘GV80 콘셉트’가 그것이지요.

속 된 말로 깜놀했습니다. 외신은 물론이고 업계 전체가 말이지요. “이건 도박이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새로운 도약을 맞았다” 의견도 분분했습니다. 현대차가 제네시스의 SUV 모델을 선보인다는 사실은 알려졌었지만, 그 누구도 궁극의 친환경차로 평가받는 수소차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특히 전기차도 아직 대중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2019년부터 양산에 돌입한다고 하니 “도박”이라는 말에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제네시스가 어떤 브랜드입니까? 현대차의 최신 기술의 결정체이자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GV80의 성공 여부는 중요한 것입니다. 양산까지는 아직 2년여의 세월이 남았고, 시장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실패한다면 브랜드 방향성이 “틀렸다”고 시장에서 답해주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입니다. “도박”이라는 말에 절로 고객이 끄덕여지는 이유입니다.

여기서 의문의 생기지 않습니까? 현대차는 왜 유독 수소차를 고집하는 걸까요? 우리가 흔히 친환경차라고 이야기하는 차종은 크게 3가지입니다. 전기모터와 내연긴관이 함께 움직이는 하이브리드(HEV)차가 그것입니다. 배터리 충전을 할 수 없어 전기모터의 주행 거리가 제한적입니다. 이게 가장 큰 단점이지요.

또 다른 형태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입니다. 내연기관과 전기모터가 같이 움직인다는 점은 HEV와 같습니다만,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다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충전이 가능하니 전기모터로만의 주행도 가능해 연비가 뛰어 납니다.

마지막으로 전기차입니다.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전기모터로만 주행하는 것이지요. 많게는 1회 충전으로 300km도 넘게 주행할 수 있습니다. 전기 충전소만 있음 무리없이 탈 수 있지요.

그런데 현대차는 전기차보다 한발 더 나아간 수소차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궁극의 친환경차로 수소차를 보고 있는 것이지요. 사실 전기차도 현재로써는 유한의 에너지인 화석연료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배터리에 저장해 놓고 사용하는 식입니다. 이를 테면 이런 겁니다. 휘발유 엔진의 경우 석유를 정제해 휘발유를 만들고 이것을 자동차의 기름탱크에 저장하고 주행하는 방법입니다. 석유가 직접적인 연료원이 되는 것입니다.
반면 전기차는 좀 복잡합니다. 석유로 전기에너지를 만듭니다. 이것을 전기차의 배터리에 충전시켰다가 주행할 때 사용하는 것이지요. 석유가 직접적인 연료원이 될 수 없습니다. 연비를 휘발유와 같은 방식으로 따진다면 오히려 떨어집니다.

현대차가 궁극의 친환경차로 수소차를 꼽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무한의 연료인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여기서 얻은 전기에너지로 구동하는 것이 수소차입니다. 배출가스도 전혀 없습니다. 끔찍한 미세먼지를 생각하면 수소차는 정말 궁극의 친환경차로 손색없지요. “수소차가 발전소가 될 수 있다”는 현대차의 주장 역시 허언은 아닙니다.

그런데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수소가 폭발 위험성이 높은 물질이라는 것이지요. “위험한 것은 맞지만 폭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수소차를 양산하고 있는 현대차와 도요타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안한 것도 사실입니다.

더 큰 문제는 ‘돈’입니다. 일단 현재 양산되고 있는 차량 가격이 1억원 가까이 하는 문제는 예외로 하더라도 수소충전소 1개 소마다 건설비용이 많게는 20억원이 소요됩니다. 이것도 싸져서 그렇다고 합니다. 솔직히 충전소 건설비용으로 얼마의 예산이 필요할지 감도 안 옵니다. 인프라 구축하는 일이 엄청나게 힘들다는 것이지요.

이쯤 되면 짐작이 됩니다. 수소차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다임러그룹이 최근 수소차 개발을 포기한 이유를 말이지요. GM이 왜 그토록 수소차 상용화를 미뤘는지 말입니다. 2015년도 기준으로 GM의 수소차 관련 미국내 유호특허 건수는 980건입니다. 첫 양산에 돌입하면서 수소차 종주국으로 불리는 현대차는 이보다 크게 적은 126건에 불과하지요.

전문가들은 ‘가장 합리적인 에너지원’을 사용한 차를 미래 궁극의 친환경차로 보고 있습니다. 그 에너지원이 수소가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아직 미래차가 무엇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미래차로 수소차를 전면에 내세운 현대차는 엄청난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천원기 기자 000wonk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