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전 11시께 엔화환율은 달러당 108.16엔까지 떨어지며 5개월 만에 엔화가치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화 강세 원인은 장기금리의 기준인 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이 심리적 고비로 여겨졌던 2.2%선이 무너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한 경기평가보고서 ‘베이지북’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 불투명감이 남아있지만 기업실적 전망은 낙관적”이란 표현 때문이다.
베이지북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2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완만한 확대 기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고용시장 호조로 임금이 상승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세는 무난한 수준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 영향으로 외환시장에서 엔화 매도·달러 매수 움직임이 일며 20일 일본 외환시장에서 엔화환율은 달러당 109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미국의 성장률 둔화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달러가치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레디트 스위스와 미즈호은행, 골드만삭스 등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유지했던 달러 강세 전망을 철회했다.
지지통신 역시 최근 미국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려져 있다면서 엔화 약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미국의 물가·소비 등 경제지표가 저조한 상황”이라며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저하 요인이 남아 있다는 우려에 지난주까지만 해도 60%에 달했던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4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SMBC닛코증권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은 부족하지만 중국과 신흥국 등 글로벌 경제가 호황을 보이고 있는 만큼 연준이 금융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 역시 19일 국제통화기금(IMF)과 공동으로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앞으로의 기준금리 인상속도도 점진적일 것이며 이런 접근법은 미국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점진적 금리인상 방침에 변함이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연준은 5월 2~3일 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