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16일(한국 시간) 새벽 프랑스와 크로아티아가 FIFA 러시아월드컵 2018 결승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월드컵을 후원 기업들의 광고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승전에 오른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모두 나이키 유니폼을 입어 상업 우승자는 나이키로 결정됐다. 하지만 이번 비즈니스 월드컵에서 상업적인 측면에서 진정한 승자는 애플(Apple)로 드러났다.
월드컵은 올림픽을 누르고 '세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로서의 지위를 이미 확립했고 전 세계인이 시청하는 월드컵 경기의 스폰서 기업들은 브랜드 노출에 대해 그에 걸맞게 값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특히 이번 러시아 대회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FIFA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16억달러(약 1조7966억원)의 마케팅 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대 자금이 움직이는 월드컵에서는 스폰서에 대해 매우 엄격하며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이 월드컵에 편승한 캠페인을 하는 것에 대해 FIFA는 날카로운 눈으로 주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월드컵 출전국 대표 선수는 FIFA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의 로고가 그려진 옷이나 액세서리 착용을 앰부시 마케팅(ambush marketing·매복 마케팅)이란 이유로 금지하고 있다. 만약 착용하는 경우에도 로고 등을 가려 해당 기업이 눈에 띄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애플의 이어폰 '에어팟(AirPods)'만은 관련 규정이 없는 이유로 FIFA가 규제하지 못했다. 에어팟의 형상이 워낙 독특해 별도의 로고 등이 노출되지 않아도 한눈에 에어팟을 판별할 수 있는 디자인의 힘 때문이다.
월드컵 출전국은 자국 대표팀과 상대팀의 모습이 연일 방송되기 때문에 홍보 효과가 아주 뛰어나다. FIFA 공식 '월드컵 스폰서' 비용은 4년간 1억달러(약 1123억원)에 달한다. 그런 의미에서 애플은 스폰서 비용을 한 푼도 지불하지 않고 에어팟과 비츠를 통해 애플 브랜드를 파는 데 성공했다. 애플이 비즈니스 월드컵의 진정한 승자라고 할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