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기기 최대기업인 화웨이기술이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미국의 제재조치로 경영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 등 중요부품의 대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화웨이 측도 미 제재를 무시하고 미국산 재고를 늘리는 등의 대책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재고수준의 목표가 최근 12~24개월에 크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중국 미디어에 의하면 반도체를 다루는 산하기업의 해사반도체(하이실리콘)는 이미 안정공급을 향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성명에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장래는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가장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통신 캐리어용 사업으로 대체할 수 없는 부품이 많다. 반면 소비자를 위한 사업에 대한 영향은 비교적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사업을 펼치고 있는 중흥통신(ZTE)은 지난해 미국의 제재를 받아 경영위기에 직면했다. 화웨이가 어느 정도까지 위기에 몰릴지는 향후 미·중의 교섭에 달려 있어 현시점에서 불투명하다. 중국 정부는 “중국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상무부 대변인)라고 경고하고 있어 애플 등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한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