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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한전 수주 UAE 바라카원전 4기 완공 앞두고 '트집잡기' 공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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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한전 수주 UAE 바라카원전 4기 완공 앞두고 '트집잡기' 공격, 왜?

英원자력컨설팅그룹 회장 "UAE 핵확산 도구...중동 핵무기경쟁 촉발, 테러공격 대상" 주장
폭발·사고 들먹이며 걸프지역 위기론 유포...美·인접국 견제 역학관계 작용 정치 배경 의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3월 26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을 방문해 바라카 원전 1호기 앞에서 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양국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3월 26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을 방문해 바라카 원전 1호기 앞에서 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양국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형 원전' 수출 1호이자 중동지역 첫 원전으로 완공을 눈앞에 앞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두고 일부 원전 전문가와 UAE 이웃국가들의 '흠집내기성' 주장이 제기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뉴스매체 텔레그래프는 원자력컨설팅그룹(NCG) 회장인 폴 도프만 박사가 UAE 바라카 원전이 중대한 안전상의 흠결을 가지고 있고 환경에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중동지역 테러리스트의 공격대상이 되거나 그들의 핵무기 개발계획에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한 주장을 인용 보도했다.
영국 런던대학교 에너지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서 영국 정부의 원자력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유럽환경청(EEA)을 이끌기도 했던 도프만 박사는 이날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UAE는 진지하게 핵 확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바라카 원전 건설의 정치적 동기가 교묘하게 은폐되고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동안 UAE는 바라카 원전이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보안을 갖추고 있으며, 핵 확산금지를 위해서도 최고 수준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 왔다.

그러나 아라비아반도 지역 최초의 원전이자 '신의 은총'이라 불리는 바라카 원전은 UAE가 핵무기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추측에 기름을 부었다고 텔레그래프는 말했다.

이 외신은 UAE 인접국인 카타르 정부가 바카라 원전으로 카타르 수도 도하의 안보와 환경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지난 2017년 예멘 내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 후티 반군이 미사일로 바라카 원전을 공격했다는 주장까지 전하며 UAE 원전의 위험성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UAE는 카타르 정부의 우려를 반박했고, 후티 반군이 미사일을 발사한 적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한발 더 나아가 UAE는 미사일 공격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방공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바라카 원전을 둘러싼 논쟁에 도프만 박사는 텔레그래프를 통해 "원전을 공격하는 미사일이 날아오면 전투기 긴급 출격이나 지대공 미사일 등으로 이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바라카 원전 공격에 가세했다.
도프만 박사는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정유시설이 후티 반군으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 사례를 들었다.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은 드론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의심했고, 당시 후티 반군은 스스로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모두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정황을 의식한 듯 도프만 박사는 바라카 원전이 모두 완공돼 가동을 시작하면 페르시아만 지역의 방사성물질 운송량 증가가 예상되고 이는 향후 중동지역의 위협이 될 것이라며 위기론을 부추겼다.

더욱이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충돌, 폭발, 장비고장 등 극단적인 유형의 사고를 제시하며 방사선물질 유출로 걸프만 인구밀집지역은 물론 맹그로브 서식지 등 걸프만 생태계까지 직접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텔레그래프는 걸프만 지역의 높은 해수 온도는 바닷물로 바라카 원자로를 냉각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기후변화로 예상되는 해수면 상승, 조류 변화, 바다 폭풍 등에 해안 지역에 위치한 바라카 원전이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는 도프만 박사의 일방적 견해를 싣는데 할애했다.

이같은 도프만 박사의 바라카 원전 관련 비판에 UAE의 입장을 물었지만 UAE 외교부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바라카 원전을 둘러싼 위기 주장이 나오는 것과 관련, 이미 한국측의 원전 수주와 운영에 사업 초기부터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꾸준하게 문제를 제기해 왔다. 미국은 중동지역에서 원전산업 독점권이 빼앗기고, 중동 국가간 원전 경쟁으로 야기되는 핵물질 관리의 불안 등을 들어,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중동지역 맹주로서 원전 선점권을 UAE 등에 넘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바라카 원전을 견제해 왔다.

개별 1.4기가와트(GW) 규모의 원자로 4기로 구성된 바라카 원전은 지난 2009년 한국전력이 수주해 '한국 원전 수출 1호'를 기록했으며, 현재 1호기가 준공돼 운전면허 발급을 기다리고 있으며 2~4호기도 82~9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