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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워싱턴포스트 전면광고에 문대통령 등장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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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워싱턴포스트 전면광고에 문대통령 등장한 까닭은?

국제환경단체 9곳 "한국 안으로 그린뉴딜, 밖에선 해외석탄사업 투자 이중적" 비난
"한전 印尼·베트남 화력발전 추진 반대...태양광·풍력 에너지 확장해 세계모범 돼야 할 것"

국제환경단체 9곳이 한국정부의 해외석탄사업 투자를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22일(현지시간)자 전면광고. 사진=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국제환경단체 9곳이 한국정부의 해외석탄사업 투자를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22일(현지시간)자 전면광고. 사진=사단법인 기후솔루션
'문 대통령님, 이것이 한국이 생각하는 그린뉴딜의 모습입니까?(President Moon, is this Korea's idea of Green New Deal?'.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에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과 석탄화력발전소 배출굴뚝에서 뿜어내는 검은 매연을 배경으로 한 국제환경단체들의 한국정부 해외석탄사업 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전면광고가 실렸다.
석탄사업 투자 반대 전면광고에 참여한 국제환경단체들은 호주 ‘마켓 포시즈(Market Forces)’, 인도네시아 ‘왈히(WALHI)’, 미국 ‘열대우림행동네트워크(Rainforest Action Network)’ 등 9개다.

이들 단체는 최근 사업 타당성에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한국전력(KEPCO)의 인도네시아 자바 9, 10호기 석탄화력발전사업 추진을 반대한 연합모임 성격의 ‘no coal KEPCO’(한전 석탄사업 반대:www.nocoalkepco.com/en) 명의로 광고를 실었다.

광고에는 “President Moon, is this Korea’s idea of Green New Deal?(문 대통령님, 이것이 한국이 생각하는 그린뉴딜의 모습입니까?)”라는 비판성 제목의 영어문구를 배치했다.

국제환경단체들은 광고에 “한국 정부는 그린뉴딜을 약속했음에도 베트남(붕앙-2)과 인도네시아(자바 9, 10호기)의 신규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지구는 새로운 화석연료 발전소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한국 정부의 그린뉴딜과 해외석탄화력발전 추진이 모순성을 안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기후 악당(climate villain)’으로 간주되지 않으려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투자를 종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국내외 환경단체들은 한전의 해외석탄사업 투자에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왔으며, 지난해 11월 한-아세안 정상회담 당시 국내 일간지에 석탄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광고를 싣기도 하였다.
그러나, 국제환경단체들이 연합해 미국 주요 일간지에 광고를 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기후솔루션은 밝혔다.

기후솔루션은 미국 환경단체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 2020년 보고서를 인용해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해외석탄사업에 공적자금을 지원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뿐”이라며 “특히, 한국의 공적금융기관들은 지난 2016-2018년 연평균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해외석탄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소개했다.

한편, 한전은 현재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석탄 사업을 추진 중이며, 자금조달을 위해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한국의 공적금융기관들도 약 2조 5000억 원을 대출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광고 캠페인을 주도한 호주의 환경단체 마켓포시즈에서 에너지금융 분석을 담당하는 빈빈 마리아나(Binbin Mariana)는 “전세계,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더 이상 석탄화력발전 사업이 필요 하지 않다”며 “인도네시아 자와 9, 10호기 사업의 강행은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더 많은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고 캠페인에 참여한 미국의 환경단체 열대우림행동네트워크(Rainforest Action Network) 의 패트릭 맥컬리(Partrick McCully) 기후에너지국장은 “한국 정부가 국내에서는 ‘더럽고 값비싼’ 석탄화력발전 비중을 줄이면서 해외에 수출한다면 위선 행태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맥컬리 국장은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이 그린뉴딜의 가치를 국내에 국한하지 않고 해외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사업 지원으로 확장한다면 글로벌 모범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전은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인도네시아 자바 9, 10호기 사업 투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