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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24]앙숙 터키-그리스 강경대치 이유는? 해저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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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24]앙숙 터키-그리스 강경대치 이유는? 해저자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면서 앙숙인 터키와 그리스가 일촉즉발의 대치 상태에 돌입했다. 동지중해 해저에 묻힌 막대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 채굴권을 놓고 강경 대치하고 있는 것이다. 터키는 그리스와 그리스의 편을 드는 프랑스,이탈리아, 키프로스공화국과 다투는 모양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프랑스는 역시 EU 회원국인 그리스 편을 들고 있다.

터키 지질조사선의 탐사지역(가운데 검은점 표시지역). 보라색 지역은 터키와그리스가 영유권을 주장하고있으며 녹색 지역은 터키와 키프로스가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이다.사진=BBC이미지 확대보기
터키 지질조사선의 탐사지역(가운데 검은점 표시지역). 보라색 지역은 터키와그리스가 영유권을 주장하고있으며 녹색 지역은 터키와 키프로스가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이다.사진=BBC

29일 영국 BBC와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터키와 그리스가 동지중해 해저 자원 개발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터키는 북키프로스와 손을 잡았고, 그리스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키프로스와 연합해 대치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2010년 미국의 지질조사 결과 동지중해 해저 '레번트 베이슨' 지역에는 원유 17억 배럴과 천연가스 3조5000억 세제곱미터가 매장된 것으로 나타났다.레번트 베이슨은 대부분은 키프로스와 이스라엘 수역 안에 있다.이 수역과 관련된 나라는 그리스와 터키, 키프로스 외에 시리아와 레바논, 요르단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이집트와 리비아 등이 있다. 그리스와 키프로스, 이스라엘과 이집트, 요르단, 이탈리아와 팔레스타인 등 7개국 에너지 장관들은 지난해 1월 '동지중해가스포럼' 설립을 위한 협약에 서명했지만 터키는 빠졌다.

이중 키프로스는 프랑스 토털(TOTLA), 이탈리아 에니(ENI) 등 다국적 에너지 기업과 함께 자원개발을 하고 있다. 이에 터키는 친 터키계 북키프로스도 키프로스 섬 인근 대륙붕 자원에 동등한 권리가 있다며 키프로스 수역에 시추선을 투입했다.

터키가 지난해 5월19일 키프로스 북부 수역에 시추선을 보내 지질 탐사와 시추를 하자 키프로스는 즉각 이를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7월 터기의 금융지원을 1억4580만 유로 축소하고 고위급 양자회담을 중단하는 등 제재가했다. EU는 지난해 그리스·키프로스와 연대해 터키 측에 시추행위를 삼가라고 경고했다.

터키는 유럽연합 제재에 대해 외무장관 명의의 성명을 내고 "유럽연합의 제재는 동지중해 석유 개발을 지속하려는 터키의 결의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못한다"고 반박했다. 터키는 8월 들어서는 키프로스 수역은 물론 그리스와 키프로스 사이의 더 넓은 수역으로 탐사 범위를 확장하고 해군 함정의 호위를 받는 시추선을 보냈다. 터키는 당초 23일까지 끝내려던 지질조사선의 탐사를 27일까지 나흘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터키 지질조사선 오르츠 레이스(Oruc Reis)호가 10일 터키 해군 함정의 호위를 받으며 동지중해 탐사에 나서고 있다. 사진=하렛츠닷컴이미지 확대보기
터키 지질조사선 오르츠 레이스(Oruc Reis)호가 10일 터키 해군 함정의 호위를 받으며 동지중해 탐사에 나서고 있다. 사진=하렛츠닷컴

이에 대응해 그리스는 해당 수역이 자국 대륙붕 위에 있는 만큼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을 위한 배타적 권한은 자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스는 26일 영해를 6해리에서 12해리로 확장한다고 발표하면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의 '소극적' 외교정책을 폐기했다.
터키는 전혀 물러설 기색이 없다. 레젭 타입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21일 흑해에서 천연가스전을 추가로 발견했다면서도 동지중해 탐사 의지를 꺾지 않았다.

터키는 한술 더 떠 25일부터 동지중해에서 해군 훈련에 돌입했다. 이에 그리스와 키프로스,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뒤질세라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동지중해에서 합동 해군 훈련을 벌였다. 특히 프랑스는 라팔 전투기를 키프로스에 배치하고 공격헬기를 탑재한 강습상륙함 토네르를 합동훈련에 투입했다.

이에 따라 동지중해에서는 터키·북키프로스와 그리스·키프로스·프랑스·이탈리아가 세 대결을 벌이는 양상이다. 터키와 그리스간 긴장 완화를 위해 외무장관을 보낸 독일은 터키와 그리스가 불장난을 하며 불꽃이 튀면 재난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