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리더연구소] '스벅' 성공DNA '자주(JAJU)'에 이식 나선 이석구 대표

공유
2

[리더연구소] '스벅' 성공DNA '자주(JAJU)'에 이식 나선 이석구 대표

11년간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이끌며 '굿즈' '스벅TV' 등 히트
오픈마인드로 젊은 세대 취향 간파하는 예리한 시선도 강점
정체된 글로벌 사업 동력확보와 신성장동력 발굴 최대 과제


이석구 자주 대표는 스타벅스코리아 재직 시절, 임직원(파트너)들을 격려하기 위해 매장을 깜짝 방문해 직접 커피를 타 줄 정도로 소통을 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이석구 자주 대표는 스타벅스코리아 재직 시절, 임직원(파트너)들을 격려하기 위해 매장을 깜짝 방문해 직접 커피를 타 줄 정도로 소통을 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신세계그룹의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JAJU)’의 이석구 대표는 트렌드에 민감하기로 유명하다.
이 대표를 아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올해 72세(1949년생)의 나이에도 '활발한 성격과 넘치는 에너지'를 공통점으로 꼽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석구 대표는 현장을 중시한다.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일할 당시 직접 점포를 방문해 영업 현황을 살피고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냈던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스마트폰 등 IT기기를 능숙하게 다루고, 걸그룹 멤버 수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다.

이런 이 대표의 성향은 그가 2007년 12월부터 2019년 3월까지 11년간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이끄는 동안 긍정적으로 발휘됐다. 그는 2007년 연 매출 1조 5000억 원을 달성한 것을 시작으로, 고객의 취향을 고려한 색다른 시도를 기반으로 스타벅스를 신세계그룹 효자 계열사로 키웠다.

대표적으로 ‘공기 청정 시스템’ ‘길거리 일회용컵 수거함’ ‘드라이브 스루’ 등 이제는 익숙해진 스타벅스의 문화가 그의 손길에서 탄생했다. 특히 사이렌 오더(모바일 앱으로 매장을 방문하기 전 미리 음료를 주문·결제하는 서비스)의 경우, 2014년 5월 전 세계 스타벅스 중 처음으로 자체 개발해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그는 합리적인 사내 문화 구축에도 신경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사무실을 투명유리로 설치해 오가는 직원들이 근무 형태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고, 회의는 꼭 필요한 사안으로만 단시간에 끝내는 등 효율성을 우선시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고객과의 소통 측면에서 이석구 대표가 일군 혁신으로는 ‘스벅TV’가 있다. 스타벅스는 2019년 창립 20주년을 맞아 회사 공식 유튜브 채널 내에 ‘스벅TV’라는 정기 콘텐츠를 개설했다. 회사 임직원들은 스벅TV에 직접 출연해 서비스, 제품, 매장, 커피 등 다양한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매년 신드롬급 인기를 일으키는 굿즈 마케팅도 이 대표 작품이다.

◇ '탁월한' 감각의 이 대표, '자주'에서도 먹힐까?


이석구 대표는 올 8월 1일부터 자주로 근무지를 옮겼다. 그가 젊은 세대의 전유물인 ‘유튜브’와 ‘굿즈’ 마케팅으로 실력을 입증한 만큼 새 일터인 자주에서도 젊은 세대의 취향을 간파하는 예리한 시선이 발휘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자주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0년 이마트의 ‘자연주의’ 브랜드를 인수한 후 2012년 8월 내놓은 생활용품 전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자주는 현재 ‘자주 쓰는 것들의 최상’을 콘셉트로 전국 200여 개의 매장을 보유 중이다. 취급 품목 수를 늘려가겠다는 신세계 측의 계획에 따라 자주는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미용·비타민 등 먹거리부터 주방·가전·애슬레저까지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석구 대표를 맞으며 기존의 패션라이프스타일 부문에서 자주 사업부를 별도로 분리해 국내패션·코스메틱·패션라이프스타일‧자주사업 등 총 4개 부문으로 새롭게 체제를 정비했다. 자주의 연 매출 목표도 1조 원으로 정했다.

글로벌 사업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은 이 브랜드가 보완해야 할 과제이자 이 대표의 과제로 꼽힌다. 자주는 2014년 베트남에 진출했다. 현재 호찌민을 포함해 2개의 해외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자주의 해외 사업 진행은 더딘 상태다.

이 대표가 떠안게 된 또 다른 무게는 ‘신성장동력 확보’다. 실제로 자주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전문점, 쇼핑몰 입점 등 유통망 다각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철저한 상권 분석으로 제품 비중이나 카테고리 품목을 채널별, 상권별로 특화해 판매하는 등 오프라인 매장을 전략적으로 운영한다. 여기에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해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희망적인 것은 자주 매출이 2016년 1846억 원, 2017년 1933억 원, 2018년 2006억 원, 2019년 2173억 원, 2020년 상반기 1052억 원 등 매년 신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활용품 시장은 개성 존중‧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커, 이 대표의 유행 선도 능력이 빛날 가능성도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이석구 대표가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구체적인 성과를 논할 수는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