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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핫플레이스] 재건축·재개발 신호탄 쏜 노원, '서울 동북권' 신흥지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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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핫플레이스] 재건축·재개발 신호탄 쏜 노원, '서울 동북권' 신흥지로 급부상

준공 35년차 상계주공아파트 재건축 본격 시동…안전진단 신청 잇따라
뉴타운 재개발사업도 순항…사업시행인가 이후 시공사 선정 속속 돌입

낡고 노후주택이 밀집했던 서울 노원구 일대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환골탈태하고 있다.

노원구 일대 택지지구 내 주공아파트들이 최근 잇따라 예비안전진단 문턱을 넘으며 ‘재건축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상계뉴타운 일대 재개발 사업에도 속도가 붙으며 이 일대 주거 지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상계주공아파트, 재건축 '시동'안전진단 ‘봇물’

상계주공6단지 아파트 단지 전경. 아파트 외벽에 예비안전진단 통과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사진=김하수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상계주공6단지 아파트 단지 전경. 아파트 외벽에 예비안전진단 통과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사진=김하수 기자


상계주공은 지난 1985년 정부의 신시가지 주택사업을 통해 들어선 대규모 단지로 1989년까지 순차적으로 1~16단지 4만여가구가 준공됐다. 이후 단지마다 줄줄이 재건축 연한 30년을 넘기면서 재건축 안전진단 도전에 나서고 있다.

상계주공아파트 16개 단지 중 사업 속도가 빠른 곳은 8단지로, 한화건설이 시공을 맡아 ‘포레나 노원’으로 탈바꿈해 지난해 말 입주했다.

8단지가 일반분양에서 호성적을 거두자 다른 단지들도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공무원 임대아파트인 15단지를 제외한 모든 단지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에 착수했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재건축 사업 추진을 위한 ‘첫 관문’으로 예비안전진단→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순으로 진행된다.
예비안전진단은 현지조사를 통해 안전진단 실시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로, ▲A~C등급 유지·보수(재건축 불가) ▲D등급 조건부 재건축(공공기관 검증 필요) ▲E등급 재건축 확정 판정을 의미한다. 이후 용역업체를 통한 정밀안전진단,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통해 통과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상계주공11단지는 최근 재건축 안전진단을 위한 현지조사(예비안전진단) 관문을 통과하며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추진이 가능해졌다. 상계주공 11단지는 지난 1988년 9월에 준공한 아파트로 16개 동 총 1944가구 규모다. 이번 예비안전진단 통과로 16개 단지로 구성된 상계주공아파트 단지 중 4번째로 재건축 사업이 가시화됐다.

지난 2018년 5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상계주공5단지는 지난 1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로부터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통과됐다. 재건축 이후 최고 35층, 용적률 299.73%, 임대 152가구를 포함한 총 996가구 규모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난해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상계주공 1단지와 6단지는 현재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6단지는 이제 막 재건축 첫 관문인 예비안전진단 문턱을 넘은 단계이지만 건설사들로부터 구애를 받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단지 주변에 현수막을 내걸며 홍보전에 나서는 등 이곳 시공권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6단지 인근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6단지는 타 단지들과 비교해 대지지분이 높고 용적률이 낮은 편으로, 재건축 진행시 사업성이 높다”면서 “이 때문에 예비안전진단 통과 이후 1군 건설사를 중심으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광운대역세권 인근 정비사업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월계동 주택재건축 사업은 최근 사업시행변경인가를 완료했다. 재건축 이후 지하 2층~지상 20층, 5개 동, 총 347가구(임대 39가구 포함) 아파트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월계동 동신아파트 재건축도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광운대와 인접해 있으며, 지하철 1·6호선 환승역인 석계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다.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 지상 13~25층, 14개 동, 총 1071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상계뉴타운, 8000가구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

상계1재정비촉진구역 주택가 전경. 사진=김하수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상계1재정비촉진구역 주택가 전경. 사진=김하수 기자


상계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 추진에 힘입어 노원구 상계뉴타운 일대 재개발 사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상계뉴타운은 지하철 4호선 상계역과 당고개역 인근 47만㎡를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돼 1~6구역으로 나눠 한창 재개발이 진행 중이며, 개발이 완료되면 총 8000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가 조성된다.

지난 2017년 상계4구역 ‘상계역 센트럴 푸르지오’가 분양을 시작하면서 상계뉴타운의 정비사업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신축가구 수 810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지난해 1월 입주를 완료했다.

4구역 맞은편에 위치한 상계6구역도 ‘노원 롯데캐슬 시그니처’로 탈바꿈해 지난해 7월 일반분양을 완료했다. 당시 평균 청약 경쟁률은 58.9 대 1, 최고 경쟁률은 597 대 1을 기록하며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 2005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상계1구역은 지난해 10월 노원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이후 최근 시공사 선정 단계에 돌입했다.

노원구 상계동 6-42 일대 8만6000여㎡를 재개발하는 상계1구역은 지하 5층, 지상 최고 25층, 17개 동, 전용면적 36~84㎡ 총 1388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중 임대주택 294가구와 조합원 분양 약 700가구를 제외하고 300~400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조합은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으며, 현재 현대엔지니어링,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상계1구역 시공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계1구역 인근 B공인중개업소 직원은 “무허가주택이 70%를 차지하는 상계1구역은 지난해 사업시행인가 이후 매물 거래가 거의 잠긴 상황”이라면서 “1구역 내 소위 ‘뚜껑’으로 불리는 무허가주택 매물은 3억 원 중‧후반대에 매매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계2구역(‘상계 더포레스테’)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계2구역 조합은 지난해 4월 건축심의를 통과, 같은해 7월 노원구청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다. 이곳은 10만842㎡에 지하2층~지상29층 25개동, 총 2190가구(임대532가구) 규모 대단지로 재탄생한다.

상계2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1월 대우건설·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당시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인근 수락산을 단지 안으로 끌어들이는 조경 계획, 최상층에 스카이커뮤니티를 건립하는 특화 설계 도입 등을 앞세워 시공권을 확보했다. 총 공사비는 4776억 원 규모다.

지난 2009년 조합 설립을 마치고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는 5구역도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곳은 재개발 이후 2237가구 규모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상계5구역은 상계뉴타운 내 당고개역과 인접해 있어 상계뉴타운 중 입지가 가장 좋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사업 속도는 타 구역과 비교해 더딘 편이다. 현재 조합장이 공석인 상황에다, 구역 내 상가 비중이 높아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던 상계3구역은 최근 공공재개발 참여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구역은 16만㎡로 상계뉴타운에서 가장 규모가 크지만 2014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돼 재개발이 좌초됐다. 그러나 정부와 서울시가 정비구역 해제지역도 공공재개발 대상에 포함하면서 다시 사업 추진에 힘이 붙었다.

서울에 남은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백사마을도 재개발을 통해 총 2437가구 규모의 '매머드' 주거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백사마을은 이달 초 서울시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개발구역 해제 후 2009년 주택재개발 정비사업구역 지정 후 12년 만이다.

시는 백사마을에 주거지보전사업 유형을 도입해 재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재개발 사업과 연계해 백사마을 고유의 정취와 주거·문화생활사를 간직한 지형, 골목길, 계단길 등의 일부 원형을 보전하기로 했다.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은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현재 주민 이주가 진행 중이다. 시는 올해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며, 내년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노원구 일대 재건축‧재개발사업이 속도를 내자 집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KB리브온의 월간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노원구는 지난달 2.46% 매매가격 상승률로 서울 25개구 중 1위를 기록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재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노원구 일대가 서울 동북권역 신흥 주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면서 “정비사업이 마무리될 경우 서울의 주거난도 일정부분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