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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카페 일회용컵 '아웃'…스벅 투썸 폴바셋 어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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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카페 일회용컵 '아웃'…스벅 투썸 폴바셋 어찌할까

다회용컵 도입, 텀블러 권장, 친환경 종이컵 개발 박차

스타벅스 '일회용컵 없는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사용한 다회용컵을 반납하고 있다.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스타벅스 '일회용컵 없는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사용한 다회용컵을 반납하고 있다.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이르면 오는 12월부터 카페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쓰는 모습을 보기 어려워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잠시 완화됐던 일회용품 사용 금지 조치가 다시 적용되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카페‧패스트푸드점 등 식품접객업종에서 일회용품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1회용품 사용규제 제외 대상’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고시는 규제 심사를 거쳐 늦어도 오는 2022년 1월 시행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규제 심사만 빨리 마무리되면 12월부터라도 곧바로 새로운 고시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다회용컵 자판기·종이빨대 도입'일회용 제로' 성큼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18년 8월부터 카페 등의 매장 내에서 일회용품을 쓰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코로나 신종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감염병 ‘경계’ 이상 경보가 발령되면 각 지자체장이 인정할 경우 식품접객업종에서도 일회용품을 쓸 수 있도록 예외를 허용한다.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을 ‘일시 허용’한 지 약 1년 10개월 만에 다시 ‘전면 금지’로 노선을 틀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해 폐기물 발생이 증가한 점을 고려해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규제가 부활하면 과태료 처분도 다시 적용된다. 매장 넓이가 333㎡ 이상인 카페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다가 적발되면 1회 위반 시 50만 원, 2회 위반 시 100만 원, 3회 이상 위반 시 200만 원 등 과태료를 내야 한다.

정부의 지침에 따르기 위해 서울시는 11월부터 시청 인근에 있는 카페 20여 곳과 손잡고 다회용 컵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손님이 다회용 컵에 담긴 음료를 주문한 뒤 컵을 반납하면, 세척업체에서 컵을 씻은 뒤 살균해 매장에 다시 공급한다.
주문 시 보증금(1000원)이 발생하지만, 사용한 컵을 반납하면 즉석에서 돌려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내년 1월까지 시범사업을 벌인 뒤 부족한 점을 보완해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6일부터 서울 지역 12개점에서 일회용컵 없는 매장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스타벅스는 지난 6일부터 서울 지역 12개점에서 일회용컵 없는 매장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

프랜차이즈 카페 업계도 발빠르게 일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이하 스타벅스)는 지난 7월 제주 지역 4곳에서 ‘일회용컵 없는 매장’ 시범 운영을 한 이후 3개월 만에 약 20만 개의 일회용컵을 감축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 6일부터는 서울 지역 총 12곳 점포로 시범 운영 지역을 확대하고 서울시, SKT, 행복커넥트 등 6개 민관 기관과 협력해 친환경 프로젝트를 이어 나가고 있다.

수도권에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 중 자체 다회용컵을 제작해 세척과 반납 시스템까지 운영하는 곳은 스타벅스가 유일하다. 스타벅스는 2025년까지 한국 내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컵을 없앨 계획이다. 스타벅스는 이런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성 중장기 전략 '베터 투게더'(Better Together:가치있는 같이) 프로젝트까지 내놨다.

매일유업 폴바셋은 지난 9월부터 전 매장에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고 종이빨대를 쓰는 등 플라스틱 사용량 줄이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다회용컵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썸플레이스와 이디야도 정부 지침에 발 맞춰 ‘탈 플라스틱’ 행보에 나섰다.

이디야커피는 지난 3일 환경부가 각 커피프랜차이즈에 일회용컵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공문을 보내자 즉각 직영점을 중심으로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을 제한하고 나섰다. 이디야커피는 그 대체재로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현재 11개 직영점에서 비닐 코팅이 없는 종이컵 '테라바스'를 사용하고 있다. 가맹점은 일회용컵 사용 제한을 안내하는 홍보물도 제작해 매장에 부착할 예정이다. 또 친환경 종이컵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한솔제지’와 업무협약을 맺고 연구를 해오고 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스타벅스처럼 다회용컵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컵 사용 횟수와 사탕수수 등 친환경 소재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투썸플레이스는 다회용컵을 활용하되 고객이 원할 경우에만 일회용컵을 지급할 예정이다. 롯데GRS 산하 엔제리너스도 매장 내 주문시 머그컵이나 다회용컵과 일회용컵 중 선택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할리스도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 다회용컵 도입은 시기상조?


그러나 일각에서는 카페에서 다회용컵을 써야하는 게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타벅스에서 다회용컵을 이용해본 이윤신 씨(20대‧여)는 “다회용컵 반납기가 고장나서 불편을 겪었다”고 말했다. 윤나영 씨(40대‧여)는 “다회용컵을 반납하고 보증금을 환급 받는 과정이 복잡하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회용 컵을 환급할 때는 사용한 고객이 직접 세척하고 컵 홀더와 스티커, 플라스틱 컵 뚜껑을 제거해야 한다.

김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 대표는 “친환경적인 다회용품 사용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된 건 아닌 상황에서는 계도기간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제도 시행전 캠페인을 통해 개인 카페업주들에게 상황을 알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