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가부도 위기…4일까지 상환 못하면 디폴트

러시아 침공에 따른 서방의 경제제재에 의해 러시아가 국가 디폴트를 고작 하루 남겨놓고 있다고 외신이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발행한 달러 표시 국채 2건에 대한 이자와 원금 상환 유예기간이 이달 4일 만료된다. 당초 만기는 지난달 초였으나, 그때 상환을 하지 못해 디폴트 선언까지 유예기간이 30일 주어졌다.

러시아가 갚아야 할 금액은 2022년 만기 국채 이자 및 원금 상환액과 2042년 만기 국채 이자를 합한 약 6억5000만달러(약 8200억원)다.

해당 금액을 4일까지 상환하지 못하면 러시아는 1918년 이후 104년 만에 처음으로 대외 채무를 불이행해 국가부도가 나게 된다.
러시아 재무부는 지난달 29일 자국 은행의 달러 보유고에서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 회외 결제기관에 송금했다고 밝혔으나 외신에서는 유럽의 결제기관 중 적어도 한 곳이 아직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서방국가들의 경제 제재로 국외에 예치한 외환이 대부분 동결된 데다, 러시아 주요 은행들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당해 자금 흐름이 경색되고 외환이 부족해졌다.

러시아 재무부는 지난달 미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를 통해 이번에 갚아야 할 부채의 결제를 시도했으나 JP모건이 미 재무부 명령에 따라 송금 처리를 거부하면서 디폴트 위기가 다가왔다.

러시아의 상황은 이례적이다. 러시아는 부채를 지불할 돈이 있지만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인해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디폴트에 매우 가까워지면서 디폴트 위기가 다른 신흥국 시장에 퍼지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3월 13일 러시아 의 국가 디폴트는 더 이상 "불가능한 사건"이 아니라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위험한 시장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으며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디폴트가 글로벌 국가 부채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