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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메타 2인자' 샌드버그, 회사공금 유용으로 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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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메타 2인자' 샌드버그, 회사공금 유용으로 퇴사(?)

저커버그 오른팔 샌드버그 COO 갑작스런 사퇴 이유 둘러싸고 의문 증폭

셰릴 샌드버그 메타플랫폼스 및 페이스북 CO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셰릴 샌드버그 메타플랫폼스 및 페이스북 COO. 사진=로이터
‘메타버스’를 새 비전으로 내세워 재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플랫폼스가 지난 14년간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최측근으로 메타버스의 운영을 맡아온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갑작스럽게 퇴사 계획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또다시 분란에 휩싸일 조짐이다.

샌드버그 COO는 올가을 퇴사할 예정이라고만 밝혔을뿐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예상치 못한 그의 퇴사 계획을 둘러싼 궁금증만 오히려 증폭시켰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메타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메타 주가도 3%나 크게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샌드버그가 자신의 결혼식과 관련해 회사 자금을 부적절하게 이용한 의혹에 대해 메타플랫폼스가 내부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취재 결과 확인돼 파장이 일고 있다.

◇올여름 예정된 결혼식 관련 회사자금 유용 의혹


WSJ는 메타 관계자의 증언에 기초해 메타 측이 바로 최근인 지난달까지 샌드버그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었다고 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샌드버그가 조사를 받는 이유는 샌드버그가 올여름 올릴 계획인 결혼식과 관련해 회사 자금을 유용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는 컨설팅업체 켈튼글로벌을 경영하는 4살 연하의 톰 버설과 지난 2020년 약혼한 사이로 올여름 결혼식을 치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샌드버그는 앞서 2014년 전 남편 데이브 골드버그와 사별한 바 있다.

WSJ의 보도에 대해 캐롤라인 놀란 메타 대변인은 샌드버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하면서도 “이 문제와 샌드버그가 퇴사하기로 결정한 것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샌드버그의 사정을 잘 아는 메타 관계자는 WSJ와 인터뷰에서 “전 남편 사이에서 둔 두 자녀와 곧 결혼할 남자 친구가 둔 세 자녀를 같이 키워야 하는 개인적인 부담이 상당히 큰데다 여러 가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걸린 상황에서 회사의 조사까지 받는 과정이 샌드버그로 하여금 직장생활을 이어가기 어렵게 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샌드버그가 정상적으로 회사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심이 제기된 것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회의 때부터였다.

글로벌 경제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으로 볼 때 샌드버그 COO는 다보스 포럼에 당연히 참석해야 하는 주요 재계 인사에 속하지만 무슨 사정에서인지 이례적으로 불참하는 대신 다른 임원을 이 회의에 참석케 했다는 것.

이 관계자에 따르면 샌드버그는 메타 임직원들에게 5년마다 돌아오는 30일의 안식년 유급 휴가도 올해 예정돼 있었으나 남자 친구과 자녀들이 돌아가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바람에 여러차례 연기한 끝에 끝내 챙기지 못했다.

◇메타버스 전략 수립 과정서 소외돼


사실은 WSJ에 따르면 결혼식과 관련해 회사 자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내사가 샌드버그가 메타에서 처음 겪는 조사는 아니었다.

WSJ가 지난 4월 샌드버그 전 남자친구인 보비 코틱 액티비전 블리자드 CEO에 관한 기사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내려는 사실을 알고 이 기사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폭로하자 메타 측이 내사를 벌인 바 있다는 것.

WSJ는 샌드버그의 측근들을 취재한 결과 이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샌드버그가 정신적으로 크게 힘들어진데다 메타 안팎에서 문제가 터질 때마다 회사 측이 자신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신적으로 탈진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저커버그가 메타의 새 비전인 메타버스 전략에 관해 의사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샌드버그를 소외시킨 것도 샌드버그의 퇴사를 결정케 하는 요인이 됐을 것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샌드버그와 오랜 기간 근무했다는 한 측근은 “메타버스와 관련한 회의에 샌더버그가 참석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