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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감원한다는 테슬라, 獨 기가팩토리4 월급 6% 인상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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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감원한다는 테슬라, 獨 기가팩토리4 월급 6% 인상하는 이유



테슬라가 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기가팩토리4 생산직 월급 인상 계획.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가 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기가팩토리4 생산직 월급 인상 계획. 사진=트위터

테슬라가 정규직을 중심으로 10% 수준의 인력 감축에 착수했지만 최근 가동에 들어간 사업장 한곳에서 무려 6%의 월급 인상 계획이 확정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인 공급망 경색의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월급 인상은 언감생심인 것과 대조적인 행보여서 눈길을 끌고 있다.

7일(이하 현지시간) 전기차 전문매체 테슬라라티에 따르면 이 화제의 사업장은 테슬라가 유럽의 생산기지로 브란덴부르크 그룬하이데에 완공해 지난 3월부터 유럽향 모델Y 생산을 위한 조업에 들어간 기가팩토리4.

◇기가팩토리4 생산직, 내달부터 월급 6% 인상


테슬라라티는 테슬라 독일법인이 8일 낸 발표문을 인용해 다음달부터 기가팩토리4에서 일하는 생산직 사원의 월급을 다음달부터 6% 인상한다고 보도했다.

기가팩토리4가 지난 3월 22일 개장식을 갖고 조업에 들어간지 불과 4개월여만의 일이어서 관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밖에 없는 행보다.

테슬라라티는 “가동에 들어간지 얼마 되지 않는 사업장에서 무려 6%의 월급 인상이 이뤄지는 것은 눈에 띌만한 움직임”이라면서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앞으로 기가팩토리4의 문을 두드리는 입사지원자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기가팩토리4의 간부직은 월급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테슬라라티는 덧붙였다.

테슬라가 8일 트위터를 통해 낸 발표문에 따르면 내달부터 월급이 오를 예정인 기기팩토리4 생산직 근로자는 5000명 정도.

이와 관련, 독일 일간 타게슈피겔은 “테슬라는 공식 발표에 하루 앞서 7일 대상자들에게 월급 인상 계획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기가팩토리4가 속한 브란덴부르크 주정부에서도 테슬라의 이같은 방침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요르크 슈타인바흐 브란덴부르크주 노동부 장관은 타게슈피겔과 인터뷰에서 “근로자에 대한 처우수준이 숙련된 근로자를 채용하는 지름길이란 점에서 훌륭한 조치라고 본다”면서 “이는 테슬라뿐 아니라 독일에서 활동하는 모든 기업들에게도 해당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기가팩토리4 인력 규모


기가팩토리4는 이제 가동이 시작됐기 때문에 아직 목표 대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기차 전문매체 테스마니안은 지난 3월 24일 보도에서 “기가팩토리4의 1단계 가동에 필요한 것으로 테슬라가 예고한 인력 가운데 약 3500명이 채용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테슬라가 내달부터 월급을 올리는 대상자가 5000명 수준이라고 밝힌 것을 보면 그 사이에 인력이 더 충원됐다는 뜻이다.

테슬라는 기가팩토리4의 1단계 가동을 통해 연간 5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이고 이를 위해 필요한 인력이 최대 1만2000명 정도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는 앞으로 공장 인근 지역 주민은 물론 유럽 전체를 대상으로 채용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월급 인상하는 이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새로 지은 기가팩토리5와 아울러 기가팩토리4를 유지하고 가동하는데 엄청난 돈이 들어가고 있다며 두 공장에 대해 “돈 먹는 용광로”라는 표현까지 써 가면서 인력 감축의 필요성을 강조했음에도 기가팩토리4의 생산직 월급을 인상하는 이유는 뭘까.

슈타인바흐 브란덴부르크주 노동부 장관이 반색하고 나선 것이 그 이유다.

테슬라라티는 “브란덴부르크주가 독일 수도 베를린을 둘러싸고 있는데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를 아우르는 독일 수도권에서 테슬라 사업장만큼 많은 새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기업이 현재로서는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가동에 들어간지 불과 몇 달 사이에 테슬라가 독일 수도권에서 단일 기업으로는 가장 많은 인력을 고용하는 위치에 올랐다는 뜻이다.

다만 기가팩토리4 인근에 사무소를 설치해 테슬라 근로자들을 흡수하는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무노조 경영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테슬라와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독일 최대 산별노동조합인 금속노조(IG메탈)은 의미를 애써 깎아내렸다.

금속노조 브란덴부르크지부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낸 성명에서 “고물가와 예상밖의 생산 실적을 감안할 때 이 정도 인상이 충분한 것인지 테슬라 노동자들은 잘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테슬라의 처우는 우리 금속노조에서 그동안 단체협상을 통해 이뤄진 처우 개선에 비하면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뜻밖의 생산 실적이란 머스크 CEO가 지난달 직원들에게 돌린 이메일 사내 통신문에서 “기가팩토리4의 주간 전기차 생산량이 1000대에 육박했다”며 노고를 치하한 것을 말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