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의 어메이징 오트는 다음달 31일까지 '지구를 살리는 나'를 주제로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캠페인은 소비자들이 일상에서도 환경 보호 활동을 실천하도록 미션을 제시하고 이에 참여하는 고객에게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다.
매일유업이 해당 이벤트를 내놓은 것은 어메이징 오트가 친환경 브랜드로 내세우는 대표 제품이기 때문이다. 어메이징 오트의 주재료인 핀란드산 귀리가 재배시 다른 곡물에 비해 물과 토지를 적게 사용한다는 점에서 친환경 곡물로 알려졌다. 이 일환으로 어메이징 오트는 종이 빨대와 재활용이 가능한 멸균팩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매일유업은 어메이징 오트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친환경에 동참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고, '매일 지구를 살리다'라는 브랜드 친환경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번 캠페인도 기획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귀리 자체가 친환경적인 재료이며 제품 패키지도 환경을 고려해 제작됐다"면서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친환경을 실천하도록 이번 캠페인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 무늬만 친환경 내용은 '환경 오염'...왜?
이 같은 매일유업의 착한 행보에도 논란이 된 부분은 마케팅 증정품에 포함된 항공권이다. 최근 몇년새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번지는 비행기 탑승 거부 운동인 '플라이트 셰임(비행기 여행의 부끄러움)'이 일어난 것과 대조되기 때문이다.
라이트 셰임은 지난 2017년 스웨덴 가수인 스테판 린드버그가 비행기 탑승 거부 선언을 한 것을 기점으로 유럽 국가에 퍼진 환경 보호 운동이다. 국내에서는 고금숙 플라스틱프리 활동가가 지난 2020년 향후 3년 동안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비행기에서 배출하는 탄소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항공 부문 탄소 배출량이 2.5%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비행기 운항률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환경 오염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전 세계 항공화물량이 6840만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럽환경청(EEA)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승객 1명이 1km를 이동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비행기 285g(88명 탑승 기준), 버스 68g(12.7명 탑승 기준), 일반 승용차 55g, 기차 14g(156명 탑승 기준)이다. 비행기가 버스보다 4배 이상, 기차보다 20배 이상의 탄소를 배출하는 셈이다.
아울러 비행기가 하늘을 날 때 형성되는 비행운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끼친다는 문제도 제기되는 중이다. 비행운은 비행기의 엔진에서 나오는 뜨거운 배기가스와 찬 공기가 혼합돼 만들어지는 가늘고 긴 꼬리 모양의 구름이다. 비행운은 비행기 엔진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 산화질소 등이 포함돼 있어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매일유업의 친환경 캠페인이 오히려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데 동조를 하는 마케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구글 항공권 시스템으로 조회한 결과 서울과 핀란드 수도 헬싱키의 왕복 항공권 노선의 평균 탄소 배출량을 계산했을 때 2인 기준으로 2169kg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승용차 1대로 1200km를 주행했을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의 7배 정도되는 수준이다.
해당 캠페인 소식을 접한 한 소비자는 "지구를 살리는 나 캠페인을 통해 친환경 실천을 유도한다고 하지만 정작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여겨지는 비행기 탑승 기회를 캠페인 보상으로 준다는 게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매일유업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에서 핀란드 항공권은 친환경의 의미를 알리는 활동을 진행하면서 일회성으로 제공하는 혜택"이라며 "앞으로 어메이징 오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친환경 캠페인들을 전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hj04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