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양자컴퓨터, 2029년 데이터센터 상업화…AI 에너지 혁명 현실로 다가온다

글로벌이코노믹

양자컴퓨터, 2029년 데이터센터 상업화…AI 에너지 혁명 현실로 다가온다

마이크로소프트 "3년 안에 고전 컴퓨터 불가능한 연산 처리 시스템 배치"
에너지 효율 획기적 개선 기대…암호화 보안 붕괴 위협도 동시에 부상
양자컴퓨터가 2029년 데이터센터 상업화를 목전에 두고 글로벌 빅테크와 각국 정부의 투자 경쟁을 달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양자컴퓨터가 2029년 데이터센터 상업화를 목전에 두고 글로벌 빅테크와 각국 정부의 투자 경쟁을 달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수십 년간 연구실에 갇혀 있던 양자컴퓨터가 2029년 데이터센터 상업화를 목전에 두고 글로벌 빅테크와 각국 정부의 투자 경쟁을 달구고 있다.

미국 CNBC는 지난 19일(현지시각),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주요 기술 기업들의 양자컴퓨터 개발 현황과 데이터센터 산업 판도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기존 슈퍼컴퓨터로 1만 년이 걸릴 문제를 200초 만에 풀 수 있는 기술이 현실화할 경우, AI 시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 구조가 근본부터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9년, 고전 컴퓨터 넘어서는 양자 시스템 데이터센터에 들어선다”

마이크로소프트 양자 부문 법인 부사장 줄피 알람은 CNBC 인터뷰에서 "2029년이면 기존 고전 컴퓨터로는 처리할 수 없는 계산을 수행하는 상업적 가치의 양자 시스템이 데이터센터에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까지는 이 정도로 명확하게 말하기 어려웠지만 올해는 자신 있게 주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자컴퓨터는 '0' 또는 '1'만 처리하는 기존 컴퓨터의 비트(bit) 방식과 달리, 양자역학 원리를 활용해 '0'과 '1'을 동시에 표현하는 양자비트(qubit)로 연산한다. 이 때문에 기존 방식으로는 수만 년이 걸릴 계산도 수백 초 안에 끝낼 수 있다.

UBS가 올해 1월 발간한 103쪽 분량의 보고서는 머지않아 수천만 달러(수백억 원) 규모로 제작된 양자컴퓨터가 기존 슈퍼컴퓨터로 1만 년 걸릴 문제를 200초 만에 풀어낼 것으로 내다봤다.

UBS 애널리스트 매들린 젠킨스는 "많은 기업이 2027년을 양자 기술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UBS 자체 분석으로는 양자 우위가 2030년대 초에 실현될 것으로 봤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양자컴퓨터·클라우드 경제 분야 애널리스트 엘리 브라운은 대부분 업계 로드맵이 2028~2032년을 상용화 시점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각국 정부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ECIPE) 자료에 따르면 중국이 180억 달러(약 26조730억 원)에 육박하는 공공 투자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에너지 수요 구조 바꾸는 '혼합 도구'…AI 데이터센터 완전 대체는 없다


양자컴퓨터가 데이터센터 업계의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에너지 효율이다. 젠킨스는 "수천 시간이 걸리던 작업을 수 초~수 분으로 줄인다면, 필요한 에너지양도 그만큼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알람 부사장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양자 칩 '마요라나 1(Majorana 1)'이 "지구 전체 연산 능력에 맞먹는 처리 능력을 손바닥 안에 담으면서도 고온이 아닌 저온 환경에서 작동한다"고 소개했다.

다만 양자컴퓨터가 기존 데이터센터의 고전 컴퓨팅을 완전히 밀어낸다는 시각은 업계 안팎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브라운은 "문제 해결 전체 워크로드의 효율이 높아지겠지만, 완전한 대체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알람 부사장 역시 "양자 시스템은 독립 장치가 아니라, 고성능 컴퓨터와 짝을 이뤄 작동하는 혼합 도구"라며 보완적 역할을 강조했다.

기술 시장 조사기관 무어 인사이츠 앤 스트래티지(Moor Insights & Strategy) 최고경영자 패트릭 무어헤드는 "양자 시스템이 확산되면 데이터센터 안에 전력·냉각 구조가 별도로 설계된 '양자 구역(quantum pod)'이 들어설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AI 데이터센터 확장이 에너지 수요의 주된 동력인 점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재 부족·보안 붕괴 위협…넘어야 할 장벽 만만찮다


상용화 경쟁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현실의 장벽도 만만찮다. 현재 실제 데이터센터에 배치된 양자컴퓨터는 소수에 그치며, 표준화 논의도 초기 단계다. 브라운은 "시스템 통합을 위한 맞춤 작업이 여전히 방대하게 남아 있고, 이를 효과적으로 설치·운용할 양자 분야 인재도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보안 위협도 심각하다. UBS 보고서는 충분한 성능의 양자컴퓨터가 현재의 암호화 기법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기업들이 수년 안에 양자 내성(quantum-safe) 암호화 기술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인수합병(M&A) 행보는 이미 빨라졌다. 브라운은 "최근 석 달 사이 M&A가 매우 활발했다"며 양자 기업 아이온큐(IonQ)의 잇따른 인수 발표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양자 기술력과 인재 확보는 물론, 공급망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국제금융협회(IIF) 팀 애덤스 회장은 "데이터센터는 기술 혁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라며 "앞으로 10년 안에 매우 혁신적인 성취가 이뤄질 것이 확실한 만큼, 데이터센터는 그 과정의 핵심 투자 대상 가운데 하나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람 부사장은 기대와 현실적 어려움을 함께 짚었다. 그는 "성능 기준 충족, 복잡한 기술 문제 해결 등 수많은 과제가 적절한 시점에 맞아떨어져야 비로소 진정한 성과가 나온다"며 "앞으로 엄청난 땀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